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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윤문식의 18살 젊은 새로운 아내를 보면서 혼자 궁금한 것이 있었다. 그리 오래된 일은 아니고, 나의 상황이 바뀐 이후부터 그녀에게 자식은 있는지, 아니면 처녀였는지.... 알고 보니 다 큰 딸이 둘이나 있었네. 그동안 세 여자가 함께 사는 게 참 좋았었다며 철이 든 두 아이가 모처..
존재의 가치를 따지자면, 저울로 잴 수 없이 ..... 같다. 겹쳐져 버린 사랑이란.
밭에서 옮겨져 온 부추는 하룻날 베란다의 햇볕을 받아 시들한 듯 하더니, 이내 누렇게 뜨고 말았다. 약을 치지 않은 노지 부추는 잡초와 어우러져 크느라 부추 반, 잡초 반이라 다듬으면서 뽑기가 한참 더딜것 같았었다. 일단 낫으로 베어내 가지고 와서 한가한 시간에 다듬으려 했던 것..
세월의 경험이란 것이 사람의 마음을 잔잔한 동요마저 잠재운채 이토록 잔잔하게 만드는가? 더불어 어떤 경우에 화를 내야 할지조차 까마득해졌다. 언제던가 엄마가 넋두리처럼 했던 말 중에 "살다가 중치가 막혔다라든지 아닌 것이 긴 철로..." 어원이 맞는지 틀리는지 알 수도 없이 하..
미움과 분노를 잠재우는 방법이란 어찌 되었든 너그럽게 이해하며 사랑하는 수 밖에 없다. 아니라면, 둘 중 하나가 죽고 나야 끝이 난다는데.... 상대가 없어져야만 끝나는 마음 속 전쟁처럼. 주일날 미사시간에 참 좋은 말씀이다. 참으로 곤란한 답을 구하고자 목마른 내게 들으란듯이. ..
며칠 전부터 깜박이던 컴퓨터 전원이 스르르 힘없이 꺼지더니 기어코 먹통이 되고 말았다. 누릴 수 있는 유일한 다른 세상과의 단절이 이렇게 답답할까? 어릴적 라디오를 듣다가 안 들리면 탕탕 쳐서 간신히 키운 소리를 들으려 귀를 갖다 댔던 시절처럼 두어번 속 답답한 마음으로 툭툭 ..
"엄마! 오늘이 어버이날이네요." - 그래서? "그렇다구요. 오늘까지 시험이니까 이해하세요." 생각은 있으나 마음이 거기까지.... 엄마의 마음이 더 이상 허하지 않으니 무엇을 바라겠니? 이렇게 다정한 웃음이 어디라고. 작년 이맘 때엔 어디 상상이나 했던 풍경이더냐. 그대로 우리 모두 끝..
어쩌다 딱 한번, 쓰게 되는 후한 마음 인심! 때 지나면 또 언제 오려나! 그 날..... 제과점에 들러 연양갱과 모나카를 샀다. 아침 저녁으로 쌀쌀한 기운에 내의가 괜찮을까 싶어 그것도 챙겼다. 90의 연세에는 손에 쥘 욕심도 소용이 없어져 꼭 필요한 것만 찾아내자니 참말로 살 것이 없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