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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끼리 싸움에서 이기는 쪽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지극히 현실에 가깝다면..... 이해타산으로 기우는 것은 아니란다. 살아가는 이유나, 절실한 마음에 기인한 타협일 뿐. 크게 생각하면 부질없을 욕심이라 해도 매 순간 파도치는 생각들에서 자유롭길 원한다면 수면 위로 떠오를 분노 따..
독이 든 한 마디는 까만 밤이라서 유난히 독하게 들려오는지.... 크나 큰 죄를 지은 듯 온통 내 탓이어야 끝이 날텐가! 부덕(不德)의 소치(所致)로 빚어진 소란스러움이 미안해서 몸둘 바를 모르겠어도 삶을 왜곡되이 바라보는 옳지 못한 행실을 두고 사랑이란 말은 언감생심이다. 자매란 ..
바람의 소리에서 사랑을 느낀다. 한여름 더위가 무색하게 찰랑대는 바람은 초가을 같다. 긴 통화가 불편할 때엔 '운전 중'이라고 하면 그런대로 짧게 넘어갈 수 있어 편리하기도 하다. "어멈이냐? 나다." - 예. 저 운전 중이예요." "그러냐? 그럼 얼른 끊어야겠다. 어제 농협엘 갔더니..." - 예..
그 사람이 이전에 무슨 말을 했는지는 전혀 기억이 나질 않았다. 저녁 식사를 하면서.... 다 벗기지 않고 담근 고구마줄기 김치가 좀 질기다길래 내놓지 않고 있다가 시어질 즈음 고등어자반 밑에다 깔고 자박자박 졸였더니 참 맛있다는 얼굴이 무척 심각해 보였다는 것 밖에. "운동을 갔..
살아있다는 것은, 꿈틀대는 감정의 소리가 충분히 전달되어질 수 있는 소통의 축복. 산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가득한 특권임에..... 어제는 밭에 가서 하루종일 야채를 솎아내고, 보리수를 땄습니다. 일주일 전에 충분히 딴 듯해, 지난 비로 다 떨어졌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요술나무처럼 ..
막내를 데리러 가기 위해 아침을 서두르면서 내내 오늘이 목요일이란 생각을 했었다. 무심코 '농협에서 목요장터가 열리겠구나! 참 세월 빠르기도 하지...' 백운호수를 지나 하우현 성당 팻말이 쓰여진 언덕 도로를 지나치기 전까지는.... 아주 중요한 일이 떠올려지는 것이 아니라, 정말 ..
이렇게라도 씻겨내려갈 수 있다면 얼마든지 퍼부어라! 이 아침의 단비! 우리가 안고 있는 악몽들에서, 이만 해제를 꿈꾼다. 이 곳보다 먼저 천둥번개를 동반한 비가 시작되었다 해서 짙푸른 잔디 위의 흥겨운 한 컷의 풍류를 훼방놓는다고 투정하는 일 조차 어림없이 기꺼이 힘찬 빗줄기 ..
잠깐 사이 깊은 밤을 지나 새벽이 오고, 꾀 부릴 시간도 없이 바쁜 또 하루의 시작. 긴장하며 살아가는 일은 참 좋은 것이지. 포항초 시금치 한 단을 다듬어 데치고, 둥근 호박을 썰어서 볶은 후 새우젓 한 스푼으로 간을 맞추고, 어제 구운 조기 두 마리 중, 한 마리는 전자렌지에 데우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