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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길에서 조금 물러나 바라보면 나 말고, 다른 사람의 삶이 보일까? 혼자만의 삶도 버거운데.... 목청껏 드높일 세상의 관심사 또한 어느새 내게서 많이 멀어져 버렸다. 정의로운 사람 흉내를 내며 열을 올렸던 그 날들은 다가왔다가 이내 떠나버릴 다른 세상의 말이 되어 먼 허공으..
"그래! 네 말도 옳고, 다 맞아." 인생에서 믿고 기대어 정답을 가르쳐 줄 어른이 없다는 것이 이토록 견디기 힘든 줄 모르겠다는 세인의 하소연에 잠시 자동차 운전을 멈추었다. 설사 있다 한들 뭔가 마음이 불편한 사람들 천지. 이렇게 해 봐도, 저렇게 해 봐도 돌아오는 답은 선명하지 못..
섬 안에 또 섬이 있었다. 철썩이는 파도와 더불어 푸르게 너울대는 청보리밭을 지나 정겨운 이 곳은 가파도. 어릴적 본 듯한 그 길은 다른 듯 닮아 있어 짧았던 옛날의 회귀를 꿈꾼다. 돌아보니 지나간 것들은 모두가 찰나! 어제의 일이었지만, 다시 온다면 더 열심히 모든 것들을 품에 안..
그 여자도 어제 그런 말을 했었다. 인생은 다 거기서 거기인 것 같다고..... 늦었지만 지금 그 사실을 눈치 챈 일은 그리 늦은 게 아니다. 마침 맞게 적당한 것이다. 좀더 일찍 알아 채 애늙은이로 오지 않은 날을 미리 살 필요까진 더더욱 아닐지니. 모르고 살다가 느닷없이 다가온 희노애..
"많이, 좀 더 많이.... " 대전에서 집으로 오는 버스에 탄 것을 스마트폰은 정확히도 알려준다. 카드 지출 내역이 "만원"이라고..... 이번엔 2주 만이다. 둘째의 등장은. 왔다 가는 길에 뭐 필요한 거 말하라고 하니, 김치만 있으면 만사 OK란다. 친구들이 오면 김치를 찾으니 많을수록 좋다나? ..
삶의 속도에 내맡겨진 채 어느덧 중년이 되어버린 나처럼.... 바닥 나고 망가진 자아를 재충전하는 길..... 산티아고 길을 걷고자 열망하는 이들의 한결같은 설레임을 수 차례 목격하면서, 종교에 버금할 삶에 대한 욕구는 과연 끝이 어딘가? 지난 일요일, 저녁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루시..
마음이 합쳐진 때는 하나 보다 둘이, 둘 보다 셋이 나았다. 마음이 돌아설 때에 느껴졌던 차가운 심장의 고독은 한 줄기 비 속으로 숨어들었다. 드디어 오랫동안 묵혀 왔던 옷 정리를 시도하면서 간직하여 탐낼 것이 무어라고 산더미처럼 쌓인 옷가지와 이불들..... 미련없이 버리고, 또 버..
전혀 지루하지도 않고, 긴장되지도 않으며 맘껏 편안한 이 자리는 나의 교만과 겸손이 교차되어 아래로 아래로 가라앉힌채 처음과 끝을 하나로 만들고.... 맨 뒷자리에서 부활초 점화하는 예식을 지켜 보았다. 등 떠밀려 할 수 없이 견디느라 했던 그 때는 미처 몰랐을 새로운 기쁨이 나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