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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먹고 살아야쟤!"나의 글 2015. 5. 7. 11:59
어쩌다 딱 한번, 쓰게 되는 후한 마음 인심!
때 지나면 또 언제 오려나! 그 날.....
제과점에 들러 연양갱과 모나카를 샀다.
아침 저녁으로 쌀쌀한 기운에
내의가 괜찮을까 싶어 그것도 챙겼다.
90의 연세에는 손에 쥘 욕심도 소용이 없어져
꼭 필요한 것만 찾아내자니 참말로 살 것이 없네.
어버이날이라고 차례로 다녀간 아들 여섯 중 우리가 꼴찌라 했다.
매달려 있는 열매가 가득해서
그럼에도 그렇게 행복하신 분!
침대 위에 펼쳐 놓은 과자를 일일이 챙기며
알아서 나누어 줄 것과 당신의 몫으로 둘 것을 분리하는데
언뜻 간병인의 퉁명스러움에 살짝 눈까지 흘기면서
그 중 모나카는 안된다 했다.
"나도 먹고 살아야쟤! 다 나누어 주면 어쩌라고...."
그 모습이 나도 좋았다. 내가 가져간 것이었으므로.
퉁박을 주고는 겸연쩍은지 씨익 웃는 모습이 어린아이처럼 귀엽다.
그렇잖아도 침대 주변은
뻥튀기 한 푸대, 음료수, 과일 등으로
미니 점방(店房)을 방불케 하건만 .
절대적인 마음을 담아 찾아 뵐 분이
아직 계시다는 것은 고마운 일이다.
무엇이라도 할 수 있는 기회가 남아있음은...
"매장에서 파는 내의는 쭉쭉 늘어나지 않아서 노인들 입기엔 아주 불편해요.
재래시장표가 좋아요. 한없이 늘어나거든요."
- 그래요? 그럼 바꿔 올께요.
노인 간병에는 이제 도가 튼 아주머니의 경험에 의한 설명이니
아마도 그 말이 맞을 것이다. 예쁜 것보다 실용적인 면에서.
"이번 놈은 내가 받은 걸로 치고, 니가 입어라. 선물이야.
그대신 추워지면 다시 좋은 놈으로 사 줘."
손을 꼭 잡으면 마음까지 따뜻해진다고 했던가?
그가 어머니의 손을 꼭 잡고 오래도록 건강하시게 기도를 했다.
다른 한 손은 내가.....
덕분에 잠시였지만 그렇게 나는 엄마를 느껴보았다.
2015년 5월 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