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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숫자놀음에 영악하지 못한 세인이를 일컬어 '평화주의자'라 했다. 예전같지 않게 어리버리하다고 비웃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다름을 인정하는 수련이. 어쩌면 곧이 곧대로인 성격이 나름의 역할로 다른 소란스러움을 막아주고 있는 건 아닌지..... 가끔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어떤 것에서든 열정으로 열광하면서, 비축해 둔 힘 만큼 소진하며 살아가기를.... 나는 건강하다. 몸과 마음 모두. 다만 잠은 필수로 두어야 하는 것을 잊지 않는다면. 더 오랜동안 지금처럼 살 수 있을테지. 좋은 생각만 하자. 아주 특별한 일이 벌어지지 않는 이 평화를 즐기자. 충분히 가..
"지난 날의 좋은 추억을 이따금 그리워 하는 것은 괜찮다. 다만 지나치게 빠져들지는 않도록 경계하라. 과거일 뿐인 추억에 붙잡혀 집착하다가는, 앞으로 마주할 새로운 가치와 의미는 전혀 알아보지도 못한 채 놓쳐 버릴 수 있기에...." 인생살이에서 홍역을 앓듯 크게는 꼭 한 번, 어쩜 ..
고달픈 삶의 길이라 했던가? 가수 이선희가 한껏 외치는 노랫말에서.... 아침부터 온통 아우성 뿐. 살아가는 데 반드시 필요한 소리라 하면 맞을까? 원하는 대로 되지 않는 삶의 고단함으로 왜 심통이 안 나겠냐면서도 넘어설 수 없는 한계를 어쩌라고! 따지고 보면 너나 없이 다 그러할진..
처음부터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이렇게 살아질 줄 누가 알았을까? 깊은 상처조차 덧대어진 사랑으로 승화된 5월엔 남의 일처럼 눈물은 낯설다. 작은 배낭에다 무엇을 그리 샀느냐 물으니, "과일은 꼭 먹어야 해서 토마토랑 이것 저것..." 사무실로 올라가는 길, 빨간신호등이 켜진 바람..
언제나 처음이 되는 하루! 그래서 설레임으로 사는 날이기를... 헉헉대며 들어오는 그의 숨소리가 저만치 떨어진 거리에서도 들렸다. 11시30분이 재판시작이지만 앞의 사건이 끝나지 않아 30분이 넘게 기다리는 중, 남자가 나타났다. 복도에 앉아 있는 나를 보더니 못 본체 뒷걸음질로 다른..
"햄버거 보다도, 피자 보다도 매콤한 순대곱창이 훨 낫지. 예전부터 그랬어. 친구들이 여지껏 어린아이처럼 좋아하는 것들이 난 별로였거든." 늦은 저녁, 운동을 마치고 다시 판교 집 근처로 갈 일이 있었다. 아주 희박한 시간 내기였지만, 덕분에 막내를 볼 수 있어서 귀찮기는 커녕 더없..
CCTV 설치를 계속 미루다, 드디어 결정을 내렸다. 새삼스레 이런 장치까지 해두어야 할 이유를 찾지 못했을 때는 얼마나 번다고.... 가 이유였다. 이제껏 꽤오랜 시간동안 별 탈 없이 지내왔는데. 설치문의를 의뢰하자 견적기사가 와서 말하기를, "큰 일이 벌어졌으면 지금 이러고 계셨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