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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내 안타까운 회상에 젖어 있다고 아름다웠던 날이 되돌아 오는 일은 없을 것이다. 저녁 성당 미사를 마칠 즈음 천둥 번개가 우르릉 쿵쾅 ..... 긴 가뭄 끝 단비라고 기쁜 소식에 묻혀 옷 적시며 집으로 돌아가는 일은 대수로운 것이 아니었다. 배려를 간직한 마음은 활짝 핀 봄꽃 같다. 모..
들을 수 있는 귀를 쫑긋 세우고 아침 라디오에서 흘러 나오는 말이든, 내가 만나는 그 어떤 세상 속에서의 말이 되었든 건질 수 있는 단 한마디라도 내 것이 될 수 있다면, 건망 증세에 밀리지 않으리라고 몇 번을 되뇌이는 습관도 그러고 보니 꽤 되었다. 타인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살았..
그 중 소세지가 든 놈이 낙찰되었다. 아침 등교길, 다빈이의 손에 이끌려 입으로 덥썩 베어 문 순간, 착 달라붙어 친근한 맛. 어묵 한 꼬치다. "오, 맛있겠다." 늦은 저녁을 보내고 오매불망 기다린 아침은 너와 나 모두 대만족이다. 네 것으로 어묵 하나를 특별히 남겨 두었다는 말은 달리 ..
"뭇 사람들이 인생의 사는 일을 두고 복잡하다 아우성인 것을 보면서, 머릿속이 복잡하지 세상이 복잡한 게 아니라고..... 뭐 인생이 별 것이라고 심각한 고민을 하느냐 그냥 살면 된다네요. 아주 가볍게. - 법륜 스님의 희망편지 중에서 맞아요. 그렇듯 사는 것이. 날마다 다짐하면서도 쉽..
모든 살아있는 것들과의 인연이 예사롭지 않다고 여긴다면 잘못 되어질 것이란 하나도 없을진대..... 이끌려 친밀감이 더해진 이후엔 처음이 어디고 나중이 어딘지도 알 수 없게 분간없을 시간 속으로 빠져들다가 사느라 지쳐 노력이 허물어 질 때면, 세상의 인연은 여기까지라고 등 돌리..
비록 어제의 실수가 나를 괴롭힌다 해도 배짱 좋게 잊어 버리고 가는 것이.... 가야 할 길이 얼마나 남았는지 모를 깜깜한 터널 속에서 드디어 빛으로 탈출하는 날에는 그것이 마지막일까? 다시 시작이 아니라. 희망은 곧 비극이기도 한 어긋난 시선들. 무거운 인연은 나와 상관없이 언제..
식탁 위 반찬을 순식간에 싹쓸이할 줄이야! 잠깐 사이였다. 안전장치를 해 둔다는 걸 깜박 잊은 것이다. 의자를 좀더 멀찌감치 떼어 놓을 걸.... 아침 반찬으로 내 놓은 비름나물, 미역줄기, 취나물, 황태포까지 정신없이 포식을 한 후 초롱이는 잠시동안 사라진 뒤였다. 짜고 매웠을 텐데, ..
결핍이 오히려 축복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보여지기에 좋아졌다고 마음까지 꽃밭 일색일까? 속 모르는 소리! 너울져 밀려드는 갖가지 부대낌에서 이겨내야 인생의 진정한 승리자, 독한 맘 먹어 봤다. 나라고 제대로 살아보란 법 없느냐고. 현실에 처한 모든 것에 최선을 이룬 이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