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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이 건네 준 핫팩을 등에 파스처럼 붙이고 찬바람 겨울나기 준비를 한다. 해마다 오는 한파를 알면서도, 다 잊은 듯 무섭게 마음의 무장을 새로이 하는 우리는 영리함 마저 두고, 늘 망각 속에서 허덕인다. 아직 두꺼운 옷을 입으면 안 될 것 같은 날이 어딨을까만, 그 때를 조율하기를...
사랑의 크기, 그 까짓게 무엇이란가? 그래서 들릴 듯 말듯한 소리, 더 가까이 다가가 눈을 보면 나을까, 귀를 기울이면 편해질까. 이렇듯 추운 날엔 더욱 그렇다. "ㅋㅋ...." 비록 줄임말일지언정 그 응답에 졸였던 마음 녹아 내리고, 비로소 편안한 잠을 이룬다. 어느 방송에선가 개그우먼 ..
마지막 순간까지 일곱 딸들의 간절한 기도를 받고 아흔 둘을 살다 떠난 분다 어머님은 루시아 자매의 어머니시다. 긴 연도를 마치고 식사 자리에서 죽음이 결코 어둡고 슬프지만은 않음을 그들의 따뜻한 사랑마음으로부터 읽는다. 이왕이면 너울 너울 감나무가 꽃길을 이루었을 때였으..
"신림동 이모네 어제 김장 했으니, 오늘이나 내일 내게 전화 올 거야. 며느리 때문에 짜증 난다고..." - 신림동 이모는 그 며느리 없으면 무슨 재미로 살려고... 오늘따라 조용한 수련에게 무슨 말인가 해야겠기에 꺼낸 말인데, 공감대를 얻어내지 못 하고 뻘쭘히.... "조심해서 가라." 야탑 ..
가수 조영남은 비호감이지만, 그의 노래 '모란 동백' '사랑 없인 못 살아요'는 좋다. 그리고 '그대 그리고 나' '꽃이 피는 날에는'을 부른 소리새, 언제 들어도 좋은 유익종의 노래는 두 말 하면 잔소리고, 그 보다 옛날 노래, 이난영의 '해조곡'도 마음 정리 할 때 좋은 노래다. 아버지께서 ..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옹가네 김장매트가 이제사 도착했습니다. 진작(11월 8일)에 주문을 했었는데, 김장철이라 배송지연이라 그러려니. 운동을 마치고 돌아와 사과 한 쪽 입에 넣으려는 찰나, 경비 아저씨의 호출, "엘리베이터 앞에 놓을테니 내려와서 가져가세요." - 네. 주섬 주섬 ..
지난 10일에 모르는 여자한테서 전화가 왔었다. "1630번지 지하 입구 방 0000씨 아시죠? 거기 방 보증금이 얼마죠?" - 이름이 누군지는 잘 모르겠고, 보증금은 다 까 먹고 받아야 할 월세가 육백사십만원이예요. "아니, 그게 말이 돼요. 월세가 그렇게 밀리도록 독촉도 안 했단 말이예요?" - 처..
주님을 부르던 날 당신이 내게 응답하신 것처럼 그렇게 세인의 한 발짝 다가섬은 ..... 종일토록 징그럽게 내렸던 비 덕분이기도 했고, 이전보다 곱게 단장되어진 초롱이의 인물 덕분이기도 했고, 그렇게 예정되어진 오늘은 내게 참으로 좋은 날이다. 빗물로 흐느적 대는 거리를, 게다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