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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잘 갔던 시장에 들러 이 겨울에 마침 맞게 먹기 좋은 것이 무엇일까? 궁리를 하다 기껏 생각해 낸 것이 떡볶이용 밀가루떡을 사고, 덴뿌라도 사고, 봄동도 사고..... 사 먹는 것처럼 만들기엔 밀가루떡이 제 격이다. 그렇게 아이들 환심이라도 살까 신나게 가는데, 막내가 전화를 했..
남의 탓으로 맘대로 미룰 수 있을 때가 그래도 좋았다. 쑥쑥 밀면서 먼 산 바라보기가 내 탓이 아니라는데, 살아온 세월 내내 남의 탓이라 했을 땐, 뒤에서 남 몰래 실컷 떠들어 대고도, 그것이 내 탓이 아니라면서 툭툭 털어내면 그 뿐일 수 있었지. 하도 우려 내어 곧 맹탕이 될 즈음, 나..
심각하게 불편한 성격이 나와 같다는데, 그 중 큰 아이가 정말 내 거울이 맞다면.... 자식이 나와 닮았다는 정확한 표현을 두고, 그 소리가 안 들리는 모르는 곳으로 멀리 멀리 도망이라도 치고 싶었다. 지금은 세상살이에 닳고 닳아 모난 구석 그런대로 둥그러진 것인가? 그 누가 내게 좋..
"예수님, 올 한해도 김민자 가정에 자비를 베푸시어 모든 가족이 몸도 마음도 건강하고 평화롭게 하소서 아멘~" 남한산성에 들렀다가, 카카오스토리에 올려 놓은 성지 사진을 보고 아름 아줌마가 댓글을 달아 놓았다. 아름 아줌마는 남편 친구의 부인인데, 나보다 나이가 한참 많아 언니 ..
몇 살이나 되면 인생 별거 아닌 거 알게 되는 날이 올까? 충분히 그 정도쯤은 이미 알게 되었노라 난 체 하면서도 확인되지 못한 침묵에 대한 오해로 놓쳐 버린 세월의 안타까움. "치열하게 살 수 밖에 없을 내 삶과 사랑을 우선시 하다 보니, 언니의 아픔을 지나치고 말았다"는 짠한 표현. ..
전현무가 진행하는 히든 싱어에서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의 김광석 노래가 흘러나오면 무엇하나? 하루에도 수십번씩 듣고, 또 들어도 눈물바람이었던 그 날이 지나간 것을....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를 들으면 또 그 슬픔이 살아나려나? 방청객의 아이돌 가수가 있는대..
아침 라디오에서 디제이가 읽어 주는 편지글 중에 곤히 주무시는 어머님의 방문을 살짝 열고 "엄마 다녀올께요!" 출근 인사를 하는 오십 넘은 남편과 그 소리에 벌떡 일어나 배웅을 나오는 팔십 중반의 어머님의 자식에 대한 염려. 그 애틋한 그림이 연상되는 순간 나는 신호대기 중, 정지..
해 보지도 않고, 귀찮음이 먼저인 그들에게 휘둘리지 않으려면...... 새벽 일찍부터 물건을 실어 보내야 하는데, 기사 하나가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고 한 자락 깔고 전화를 했다. 며칠 전 사람 불러 하루종일 시동을 켜 놓으며 온전하게 해 놓았는데, 무슨 소리? "지금 가는 중이니, 기다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