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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혼자서 자유를 느끼며 쾌재를 부르고 있을까? 다빈이는, 두 언니의 구속에서 벗어나.... 점심을 챙겨 먹었느냐며 전화를 했더니 다빈이가 청소기를 돌리고 있다 했다. 정말 심심해도 너무 심심했나 보다. "엄마, 저 칭찬 많이 해 주세요. 지금 대청소 하고 있으니까요." 오늘은 막내..
마음이 한 줄기로만 흘러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시시각각 봄이었다가, 여름이었다가 4계절을 아우르며 다시 또 줄기를 이룬다. 흩어진 마음을 모으고 모아 하나로 만들어 놓고 기어코 이것이 나라며 정신을 집중시킨들 그 마음이 나라고? 나는 없다. 어제 늦은 저녁 퇴근했던 기억은 접어..
이상도 하지? 오늘.... 사무실 직원이 백여만원의 손해를 끼쳤어도 화가 나기는 커녕 피할 수 없던 일이라 여기는 나에 대해서, 또 다시 정말 오랜만에 남편의 장례식에서 본 것은 치지 않고 8년여 만에 바로 맡의 동생에게 먼저 전화를 해 별 일 없이 잘 지내고 있느냐 물었던 나에 대해서,..
이번 해엔 2월에 29일이 없다. 덤으로 붙어 있을 그 하루가 빠져 28일이 말일이란다. 2012년 2월 29일, 내 방의 달력은 여전히 1년의 세월과 무관하게 그 시간에 멈춰 있다. 병원을 오가면서 음악이라도 듣겠다고 사다 놓은 미니오디오 위에 십자가처럼..... 해 지난 달력을 떼어낼 용기가 내겐 ..
아이와 부대찌개 2인분을 시켜놓고 앉았다. 우리끼리 마지막 만찬이라 명명하며, 아쉬웠던지 자꾸 뭔가 빠진듯 다시 가방을 흩었다 닫았다를 반복하며 나선 길, "엄마, 군대 보내는 엄마들 마음은 어떨까? 더 슬플 거야?" - 너도 군대 갔다 생각하려구. 야트막한 냄비 속의 햄과 라면과 김..
정월대보름 오곡밥을 먹으러 갔다 온 아이들은 아가씨(고모)가 처량하게 "할머니 오래 오래 사셔야 해. 그래야 덤으로 날 보러 올테니..." 그런 고모가 가엾었단다. 엄마의 심리상태 여하에 따라 슬그머니 하나씩 던져 보며 그 물결의 반응을 보려는 듯한 아이들. 작년 그 즈음 아들이 사다..
이른 새벽, 하숙집에 보낼 짐을 싸면서 둘째가 자기 친구와 나눴던 얘기를 꺼낸다. 요 며칠 이런저런 문제로 언성을 높였던 게 미안했던가, 화장품(아이샤도우) 하나를 샀다며 엄마 가방 속에 넣어 주기까지.... "엄마 걔네 집 얘기 들어보니까 우리는 아무 것도 아니야. 할머니가 모든 경제..
도저히 참을 수 없을 화가 머리 끝까지 올라오길래 큰 얘한테 한바탕 하고, 작은 얘한테 전화로 한바탕 했더니 중학생 막내가 엄마에게 그런다. "엄마 왜 그렇게 화가 났어요? 그땐 괜찮을 것 같았는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까 그래요? " - 그래, 네 말이 맞다. 언니들 때문에 목이 다 쉬어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