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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일찍 교복 입기 귀찮으니 체육복을 입고 집을 나서는 막내 여자 아인데 많이 털털하다. "바람처럼 왔다가 이슬처럼 갈 순 없잖아...." 가수 조용필의 킬리만자로의 표범 가사내용처럼 우리 집 중3 막내의 멋진 소신은 엄마를 눈물나게 한다. "엄마 이제 저도 중3이 되었네요. 제가 내일..
음력 2월 2일, 어머님의 85세 생신이 오늘인데 당신의 세 딸들과 미리 일정을 치룬 후라 어머님께 드릴 50만원이 든 봉투를 전해 드릴 기회를 놓쳤네. 아이들에게 보낼까도 했었다. 벌써 며칠째 김치냉장고 위의 봉투는 외롭게 숨을 쉬고.... 이제쯤 행여 만나질 수 있을까 했었는데 쉽지 않..
"엄마, 일찍 오세요." 긴 말을 즐기지 않는 중3 막내의 단지 그 한마디에 감동이라니.... 아이들의 일거수 일투족이 문자로 뜨는 카드내역으로 대신 되는 세상 각자 잘 살아내고 있음을 확인하는 중이다. 그리고 나, 참 재미없는 일상을 꾸역꾸역 채우고 늙기만을 기다리는 사람 같다. 오늘..
숫자가 여럿인 자식을 키우며 비교적 중립을 잘 지킨다 여겼는데 자식 당사자인 그들은 그렇지 않다며 각자 발끈 한다. "거 봐요. 언니 혼내줘야 한다니까." "거 봐요. 엄마는 아픈 손이 수련이지? 엄마도 별 수 없이 할머니가 고모 챙기듯 분명히 그렇게 될 거야." 엄마를 향해 아프라고 그..
많이도 필요 없다. 딱 한 사람만 있으면 되는 것이다. 내 급한 마음을 재빨리 알아채 위로해 줄 사람은.... 엄마가 되었으니 살아갈 방향 또한 아이들 하는대로 내버려 둘 수 없는 막중한 책임감으로 듣기 싫은 잔소리라도 해 둬야 했다. "알아서 잘 하고 있어요."라고 단발마로 말을 끊어내..
봄날의 우울함에서 깨워내기라도 하듯 수련이는 야탑 터미널에서 12시 버스를 타야함에도 급하게 노트북을 사서 가야 한다고 안달이다. 벌써 11시 10분인 것을... 사무실에서 집까지 10분 안에 도착을 했고, 아이를 태워 다시 삼성전자 대리점으로 따르륵 따르륵 핸드폰에선 급한 전화가 쉬..
바람 앞에 놓인 촛불처럼 불안불안한 마음을 없애주기엔 엄마의 위치는 턱없이 부족했다. 제아무리 씩씩하게 힘센 사람 행세를 한들 아빠만큼의 추진력엔 .... 그럼 엄마가 없는 집은 어떤 모습일까? 이보다 조금 나을까? 머리 아프게 왜 이런 우문으로 혼란스러워 하는지 모르겠다. 바람..
대학 신입생 학생회비 금액이 360,000원이라? 대번에 학생회 이름으로 입금을 시켜놓고 너무 많은 거 아닌가 해서 아는 이 몇몇에게 물어보니 다들 그런 거 낸 적 없으니 다시 환급해 달라 하란다. 대뜸 다시 내놓으라 하면 속보일까 통장 출금 계좌가 바뀌었노라며 나름 머리를 써 돌려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