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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직장 동료의 시아버님 부고 알림에 즈음하여 "고생 많이 하셨어요. 시부께서는 한평생 좋은 며느리 복받고 사셨네요. 맘고생 많이 되겠네요. 날도 추운데 넘 슬퍼하지 말고 힘내세요." 카카오톡 밴드에서 쉬지 않고 울리는 위로의 말과 함께 덧 붙여지는 계좌번호. 요즘 가감없이 펼..
일백 십만원을 택할 것인가? 그보다 조금 많은 일백 삼십만원을 택할 것인가? 예순 셋, 오빠의 고민입니다. 화려한 시절이 계속 될 줄만 믿고 있었던 젊은 날은 정말 짧았습니다. 으뜸으로 머물러 있기 위한 노력은 아니더라도 그에 버금할 노후 준비 정도는 해 두었어야 했는데, 그야말로..
적막함이 싫어서, 컴퓨터를 켬과 동시에 음악은 어떤 것이 되었든 하루 종일 멈추는 일이 없다. 잠깐 은행에 갈 일이 있거나, 미리 시장보기를 하러 외출을 감행했던 그 긴 시간에도 홀로 노래는 너울 너울 춤을 추며 내 빈 자리를 지켜 준다. 멈추어 있는 것에 이리 못 견디게 될 줄이야. ..
지난번 영아님 형광등 달다 쓰러진 이야기가 남의 일이 아니었다. 며칠 전부터 막내의 방에 형광등이 나가 새로 갈아주어야 한다면서도 미루다 오늘은 기어코 실천에 옮기기로 작정을 하고 집에 들렀다. 오후 세시, 여간 해서 일찌기 집을 나오면 다시 들르는 일이 없어 이 시간의 정서를..
아는 사람의 차 트렁크에 배추와 무가 가득, 농사가 잘 되어 배추 한 통 1500원에 팔았단다. 신문지가 가득 쌓여져 있는 걸 보더니 냉큼 욕심을 낸다. 무엇을 하려냐니까, 배추 한 통씩 싸 놓을 거라나? 아직 뽑지 않은 배추가 밭에 많은지 수북한 신문지를 싹쓸이 하다시피 때 아닌 횡재를 ..
여자로 태어났으니 바람결에 하늘하늘 그런 소리 한번쯤 들어는 봐야지. 괜하게라도 그런 꿈을 한번이라도 꾼 적이 있던가? 나도 여자인데.... 생각해 보니 전혀 없었던 것을. "절대 한눈 팔 사람이 아니고, 규칙적으로 살아온 사람이네요. 그래서 건강한 거예요. 그런데 자신을 전혀 사랑..
말이나 꺼내지 말지? 그저 그런 속성일까? 지난 주 우리 집 차를 쓰고선 미안한 마음으로 겸연쩍게 말 한 마디 툭 던지고 가기엔 서술이 꽤 길었던 것 같은데.... "월요일에 시간 내서 브레이크가 덜 나가니 손 좀 봐 드리겠습니다." 전화로 이 곳 저 곳 수소문을 하기에 왜 저러나 했었다. ..
자동차 부품 판매점에서.... 스프레이페인트 하나와, 3M 잔 기스 제거용 컴파운드를 달라 했다. 난 사실 그 용도에 대해 제대로 인지되지도 않은 상황. 잘 받아 적어 두었던 대로 차대번호까지 주었더니 그것은 필요 없고, 외장 넘버만 보면 된단다. 아저씨는 베테랑이 분명했다. 대충 물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