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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밴드에서 울려대는 소음이 성가시고 귀찮으면 꺼 놓으면 될 것인데, 어찌 하는지 방법을 몰라서 그냥 두기도 하고, 그들의 웅성거리며 모여 앉은 모습을 염탐하듯 그냥 두기도 하고.... 며칠 전부터 유난히 극성이다. 11월 중순 쯤 전 직장 여직원 모임이 가까스로 소집되었는데 ..
나의 엄마 민자씨께! 벌써 아빠를 보내고 두 번째 가을이네. 이제 겨울도 오겠지요? 사실 내가 듣는 교양 교수님이 과제로 부모님께 편지쓰기를 내주셔서 이렇게 써요. 정말 지루한 수업인데 그래도 과제 핑계로 편지 쓸 기회도 생기고 좋다. 아빠 아프고 나서부터는 정말 시간이 미친 듯..
나는 누가 봐도 좋은 사람입니다. 내면을 들여다 보면 정확히 분석이 될만큼 가끔은 괴퍅한 구석, 분명히 있지만 그래도 그럭저럭 좋은 사람이라고 합니다. 친구도 그렇고, 형제들도 그렇고, 이웃들도 그렇고..... 이건 내 생각입니다. 둘째 언니와 큰 언니에게서 보내져 온 단감과 홍시감..
대전까지 가는 막차가 저녁 8시 50분이라는데, 둘째의 짐이 꽤 많았다. 엄마의 목도리를 살짝 챙겨 넣은 것 하며, 단감에다 음료수까지 주섬주섬 많이도 챙겨 넣었더군. 아이에게 물었다. "엄마가 대전까지 태워줄까? 말까? 어떻게 생각해?" - 나야 좋지만 너무 힘들잖아. "언니랑 동생이랑 ..
아직 개봉도 안한 영양크림이며, 로션이 둘째의 소지품 옆에 살짝 놓여져 있길래 "가져가려고, 이리도 일찍 챙겨 두었나? " 피식 웃음이 터졌다. 대전 하숙집에서 온지 몇 시간이나 되었다고, 아마도 집에 도착하자 마자 뭐 가져갈 거 없나 온통 뒤졌을 것이 뻔했다. 우선 제 것부터 챙겨 ..
이렇게 가난한 신혼부부도 있던가? 교회의 도움으로 우여곡절 끝에 결혼식은 무사히 마쳤는데, 첫날밤 보낼 곳이 마땅찮았다는..... 서른아홉의 신부와 마흔 둘의 신랑은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동안이었다. 부랴부랴 양평 쪽에 펜션을 알아보고, 11만원짜리 방 하나 간신히 구해 조촐..
어찌 오늘이 시월의 마지막 날 같은지. 잠깐 외출을 나와 보니 어림잡아 다섯시 이십 분 쯤에 어둠이 자리잡는 것 같다. 마트에서 콜라비 세 개를 샀었는데 쪼개 보니 속이 온통 썩은 것이어서 겸사겸사 바꾸러 나온 길, 야채 코너에서 다른 것으로, 이번엔 확인해 보고 바꿔가라는 걸 그..
해마다 이 맘 때면 도착되는 단감 한 박스, 전라도 보성의 큰언니네 앞마당에 자리잡은 감나무는 고작 한 그루이건만 나뉘어지는 정은 그야말로 전국적이다. 그 집 자식 여덟에다가 동생들 다섯까지.... 모쪼록 오랫동안 건강히 잘 살아야 이같은 연례행사를 지속시킬 수 있을 텐데, 잘 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