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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월 4일 두 달 후에 있을 형부의 칠순 걱정을 하는 언니, 무엇이 문제냐 그랬더니, 친척들이 모여서 식사라도 해야 되지 않겠는가고 전화가 빗발친단다. "집만 덩그러니 있을 뿐이지, 여윳돈도 없고, 아들은 접촉사고로 차가 폐차 되어 그것도 신경 쓰이고, 돈이 많아서 차라도 사 주..
2013년 1월 4일 금요일 맑음 여전히 또 추운 아침, 이젠 이 추위도 익숙해진다. 영하 14도의 날씨를 일컬어 많이 풀린 날이라 말하는 걸 보니... 어제부터 수내동 까페 아르바이트를 나간다던 세인이는 그곳 인테리어 공사가 덜 끝나 다음 주로 미뤄졌고 대신 사장님이 미리 저녁식사로 고기..
2013년 1월 3일 목요일 맑음 우렁찬 소리를 내면서 수련이가 외출에서 돌아왔다. 늘 명랑하고 즐거운 얼굴로 들어서는 둘째, "엄마, 이젠 다 놀았어요. 내일부터는 공부를 다시 할 거예요. 더 이상 흥미도 없어졌고, 내가 하고 싶은 건 다 해 봤으니...." 듣던 중 반가운 소리를 수련이가 먼저 ..
춥다, 정말 춥다. 영하 16도를 웃도는 날이 계속 되다 보니 내린 눈이 녹지 못해, 그대로 눈썰매장이 되어버렸다. 온통 눈 세상, 웬만한 공터에선 눈썰매장이 되어 아이들에겐 천국이 되었단다. 오늘부터 영어학원에도 가야 하고, 오후엔 아르바이트도 시작한다는 세인이, 판교역까지 자동..
대학 3학년이 되는 큰 딸과 이번에 수능시험 합격발표를 기다리고 있는 둘째딸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참 맞지 않는 아이들이란 답답함에 부딪쳤다. (큰 얘의 생각은 이랬었다. 둘째 수능시험만 끝나면 함께 그동안 미뤄뒀던 쇼핑도 하고, 집에서 맛있는 것도 해먹고, 미래에 대해서 의논도..
2013년 1월 2일 수요일 맑음 지난 밤 내린 눈 때문에 아침 출근 길을 어찌 하나 고민하다 막상 나서고 보니 이 또한 별 일 아니었다. 사는 게 별 거 있나, 이렇게 무시하고 살면 살아질테지. 밤새 희망을 꿈꾸는 것도 모자랄 판에, 자꾸 절망적인 생각에 나를 묶어두고 아이들은 컸다고 저마..
2013년 1월 1일 화요일 밤 늦게 눈 지겹도록 내리는 눈이다. 거리마다 이 하얀색의 빛깔이 벗겨져 맨 몸뚱이 바닥을 드러내기란 좀체 쉽지 않을 듯 하다. 세인이와 수련이의 갈라진 우애는 붙여지기 어려울 듯 하고.... 새해 첫 날이니 부지런히 집안 청소를 하고, "아빠한테 다녀오는 것으로..
세인아빠가 떠난 그날부터 나에게서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이란 경계선은 그리 의미가 없다. 그저 두루말이 병풍처럼 한 줄기인 것을, 눈물도, 웃음도 온전하지 못하고 반쪽이 되어 늘 엉거주춤이다. 집 전화로 전화벨이 수도 없이 울려도 누구도 받지 않다가 아이들 중 누군가가 받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