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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살고 죽는 일에도 지혜가 필요함을 깨달아야 했던 날, 우리처럼 죽도록 일을 해야만 했던 사람들에겐 자신을 위한 그 어떤 투자도 사치로만 여겼을테고, 세상살이에 일을 빼고는 곧 나태에 빠진 것처럼 나 자신을 경멸로 몰아갔던 그때가 처음으로 한심스럽게 느껴졌던 날, 함께 ..
2012년 12월 30일 일요일 맑음 세인이와 미술전시회를 다녀오다. 방학 이후 꼬박 집에서 공부만 하다가 도저히 안 되겠다 싶었던지 오늘은 바깥바람이라도 쐬고 와야겠다고 집을 나서다가 엄마도 따라가 줄까 하니 "갈려면 어서 나와 왜 자꾸 망설여?" 내가 왜 이럴까? 지금 아이들과 친하게..
2012년 12월 28일 금요일 맑음 해마다 연말이면 형식적으로라도 송년 메시지를 띄우곤 했는데 나도 그렇고 아는 이들도 그렇고 조용하다. 내 삶이 달라진만큼 그들의 삶도 달라졌을까?
늦은 저녁 11시 10분 쯤, 우리집 식탁에는 어김없이 빵 한 보따리가 툭 하고 던져지며 둘째의 우렁찬 목소리가 울려퍼진다. "다들 와서 빵 먹어." 집 근처 빵집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면서 사장님이 싸 주시는 빵을 꼭꼭 챙겨오는 둘째 때문에 적막한 밤 시간이 왁자하게 소란스럽다. 마..
2012년 12월 27일 목요일 2 다빈이 다니는 영어학원의 철샘 선생이 전화를 했다. 모의고사 시험에서 평균 20점이 떨어져 에이스 반에서 한 등급 내려가게 되었다고.... 아뿔싸, 요즘 친구들과 신나게 노는 것 같더니 정신이 헤이해졌나보다. 세인이는 스마트폰을 사주어서 그런 것 같다 하고, ..
2012년 12월 27일 목요일 맑음 손글씨를 멈추고 마음보다 터치가 더 빠른 이 곳에 나의 속을 옮겨놓으면서 가끔씩 이보다 많이 늙어서 읽기라도 하려고 이 짓을 하는가 할 때가 있다. 지나온 길은 되돌아 보지 않는 습성이 있으면서, 그저 맘 먹은 만큼 건강하게 늙어가기만 해준다면 나의 ..
그 때로 돌아가고 싶은 데 어떤 방법으로 돌아갈 수 있는지 사랑하는 사람 앞에선 자신의 결핍이 크게 보인다는데..... 그것은 젊은 연인들의 사랑얘기에서 느껴지는 표현법이지만 삶에서도 돌아가고 싶은 그 때의 상황들이 있다. 사람 하나가 떠남으로 피치 못할 감정 때문에 조각난 추..
남편이 떠나고 나와 아이들과의 변화에 대해서.... 성숙해지지 않을 수 없는 이 환경에 대해서.... 좀더 나이들어 아이들이 나를 향해 짐이라고 불리워질 수 있을 거라는 그 부담감을 피해 갈 수 없다면 즐기라는 것처럼 내가 아파 있어선 절대 안 되겠다는 절박함을 느꼈다. 어제 명색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