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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돌아오는 어버이날이지만 매번 너무 어색해요. 손편지 쓰는 것도, 내 진심 담아서 전하는 것이 몇 번을 해도 낯설어요. 원래 애정 표현이 없고 그것에 익숙하지 못한 셋째 다빈이! 편지 하나 써 내립니다. 일단 얼굴 보고 민망해서 하지 못하는 말들 먼저 써 볼께요. 사랑해요. 존경해..
언제나 보고 싶은 아빠! 항상 미안하기만 했던 막내 귀염둥이 다빈이예요. 생각치 못하게 너무 이른, 일찍 내 곁을 떠나셨네요. 아직도 저한테 장난치고 호탕하게 웃으시던 모습이 아른아른해요. 조금만 제 곁에 있어주셨더라면 더 잘난 딸의 모습 보실 수 있으셨을텐데.... 그래도 보셨죠..
남편이 떠난 이후로 6년 전, 86세로 떠나신 엄마를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번도 한 적이 없었다. 못 견딜만큼 고독이 밀려와도 하소연 하자고 엄마를 부르며 그리워 한 일도 없었던 것 같다. 위로 언니가 여섯이었고, 오빠도 하나 있어 나의 엄마는 늘 늙어 있는 모습이었고, 나까지 기대어..
둘째가 대전으로 돌아갔다. 원래의 집이 이 곳이건만, 그곳이 자신의 고향인양 그렇게 머물 곳으로 돌아갔다. 전날 치열하게 쌈박질하며 서로를 못 마땅해 하던 얼굴을 뒤로 하고 터미널에서 언니와 동생이 손을 흔든다. 스무살이 넘게 큰 것들이 철없는 모습으로 낄낄거리기도 한다. 되..
졸리다, 정말 많이 졸리다. 빨리 집에 가서 이불 펴고 늘어지게 잠을 자고 싶을만큼 이렇게 졸리다니..... 전라북도 완주로 내려갔던 차에 펑크가 났단다. 어찌 된 영문인지 결과를 보고 나서야 나의 일은 마무리 되어 지는 것, 사무실 일을 보느라 아침 여섯 시에 나와서 지금 몇 시인가? ..
한달 보름만에 집에 돌아온 둘째와 첫째가 아침부터 한바탕 소란스런 다툼을 한다. 큰 얘는 이상하게 둘째와 맘이 맞지 않아 한다. 그러든지 말든지 개의치 않는 성격을 가진 둘째를 특별히 생각하는 것도 없는데 큰 얘는 엄마와 동생의 성향이 닮아 자신과 다르게 대하는 줄 괜한 섭섭함..
찔끔찔끔 뿌려 댔던 빗방울로 자동차는 온통 얼룩배기가 되었다. 내일 다시 비가 내린다면 그냥 둘 테지만 당분간 날씨가 좋을 거라 하니 깨끗이 닦아 내도록 하자. 수돗가에 갔다. 수돗물을 세게 틀어 보았다. 바짝 마른 걸레를 두들겨 빨아 물기 없이 꼭 짜서는 자동차의 뒤꽁무니부터 ..
오늘(음력 3월 24일)은 남편이 떠난 후 1년이 되는 진짜 제삿날이다. 작년엔 3월 윤달이 있어서 1년 하고도 20일이 지난 후가 되어서야 ..... 양력으로 기억하기가 수월해서 4월 그 때는 남편의 친구 부부들과 추모공원엘 갔었고, 정작 오늘이 진짜날인데 나라는 사람 너무도 담담하다. 지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