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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마주치는 사람들의 인사가 "여름 휴가 언제 가느냐?"라고 묻는 것이다. 그저 지나치는 인사인 줄 알면서도 고립되어 건너지 못할 강 저편, 건너 뛰어낼 힘은 고갈되어 무슨 소린가고 한참을 쳐다 보았다. 작정을 하고 보면 계곡도 있고, 푸르른 바다도 있고, 내쳐 질러 한달음에 어딘..
아침부터 삼겹살을 구웠다. 어제 저녁에 먹으려 했던 것이었는데... 아침이어도 저녁이라고 생각하면 되는 것이다. 엄격한 규율이 흐물흐물 , 숨 한 번 길게 쉰 것 뿐인데 눅눅한 하루가 그냥 지나가 버렸다. 멈췄던 비는 다시 내리고, 생각없이 켜 놓은 TV 에선 열린음악회가 한창이다. 이..
삶의 틀 좋은 음식"을 먹었다 하더라도 영원히 살 몸을 얻을 수 없고 좋은 집에 산다고 하여도 늙음을 피할 수는 없다 한 끼를 먹고 산 삶이나 세 끼를 먹고 산 삶이 살아 있음으로 똑 같은데 그 보다 더 바람은 욕심이 아닌가 욕망은 마법의 구덩이 같아 채우면 채울수록 커져만 가고 수많..
지난 봄, 칠순을 치른 둘째 형부는 자전거를 아주 잘 탑니다. 이틀 전 아침에도 여느 때와 다름없이 그에 따른 복장을 갖추고 집을 나섰지요. 주택가 골목을 막 빠져나오는 데 어린 학생이 길을 가로막길래 순간 피하다 자전거가 넘어갔대요. 정신없는 사이 중년의 여자가 건너편에서 "아..
카센터 아저씨가 부품 대리점 차를 대동해서 밧데리 하나를 내려 놓았다. 늦은 저녁이 다가온들 대수냐고 기꺼이 서둘러 준 그 분이 고맙다. 사무실에서 가끔씩 사용하는 트럭 하나가 오랫동안 홀로 방치된 관계로 방전이 되었다 해서.... 아는 분들이 다음 날 까지 기다려 보라 했었다. ..
영리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차이란? 영리한 사람은 갖고 있는 많은 것 중 하나를 잃었다고 모두를 잃은듯 통곡하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은 그럼에도 아직 남은 것이 무언지 살펴 보는 것, 다시 영리한 사람은 비워진 곳간의 허전함을 다시 꼭꼭 채워내면 행복이 찾아질 거라 믿지..
습기를 가득 먹은 자동차가 방전되었단다. 20여일 그냥 세워둔 것이 원인인지, 이번의 긴 장마 탓인지... 동부화재 푸르미를 불렀다. 여섯 번 서비스 중 한 번을 쓰는 것이니 부담은 없다. 호스 하나 연결해서 간단하게 바퀴 밑 어딘가를 찝었더니 시동이 걸린다. 이대로 30여 분 시동을 건 ..
아침 내내 찾아 헤맸다. 머그컵 하나, 사무실에 도둑이라도 들었나? 어제 하루동안의 동선을 기억해 내 걸음을 이리 저리 옮겨도 보았다.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컵을 들고 혹시나 자동차에라도 갔던가 해서 그리로 가 보았건만 역시나..... 소중한 컵 하나를 잃어버렸다. 아니, 어제 오후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