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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비 고비, 그는 가고 없는데 흔적은 여전히 눈물을 만들어 낸다. 한꺼번에 쓸어가 버리고 말 일이지, 한들한들 바람결에 놓고 간 아쉬움 한 줄기. 아직 더 살았어도 좋을 나이인데.... 남편의 차를 사려고 사람 하나가 왔다. 미련을 일찍 거두었다면 우리 네 식구 이름으로 상속 절차까지 ..
지난 번 옥수수 두 자루를 샀을 때 보다 오늘은 기분이 좀 나은 것 같기도 하고, 토요일 오후 다시 가락시장엘 왔다. 더 이상 싸게 먹을 수 있는 먹거리는 이대로 사라져 버릴 것인지, 과일 값이 상상 할 수 없이 비싸다. 수박 하나 이만 오천원, 크고 좋은 자두 한 상자는 십이만원이라니.....
어느날 큰 얘가 지금부터 야한 이야기를 시작하겠으니 귀 막아야 할 사람? 조심스레 속삭이며 시작하려다 눈빛은 쇼파 위에 누워 있는 막내를 향했다. 증권가 찌라시에서 흘러나온 이야기인데, 이병헌과 이민정 얘기도 있고, 이효리와 이상순 이야기도 있고, 모처럼 큰 맘 먹고 엄마와 이..
남자친구 등을 비롯해 도시락 챙겨 물놀이를 떠나면서 방안퉁수라고 실컷 염장을 지르고 달아난 둘째 때문에 속이 상한 큰 아이가 하루종일 좌불안석으로 엄마를 반긴다. 들어서자 마자 "엄마, 아무래도 안 되겠어요. 그만 헤어져야 하나? 그 오빠랑.... 걔가 그러는데 날마다 만나지도 못..
캐리비언 베이로 물놀이를 떠나는 둘째, 새벽 다섯시부터 빨리 밥을 하란다. 유부초밥 싸가기로 했으니 새 밥이 있어야 겠지. 밥통 속의 밥은 좀체 줄지를 않았다. 먹을 사람 없으니 밥 좀 그만 하라 해도 모르고 자꾸만 한 솥을 하게 된다. 며칠 두면 누렇게 변할 걸 알면서 오래 된 습관..
소나무 향이 가득한 사우나가 좋다며 동생이 어서 오란다. 못말리는 영애씨 엄마는 자기가 올 때마다 있는 것 같다며 "언니, 옛날 야구선수 김우열 부인이었지? " 기억력도 좋다. 과거형이 되어버린 그들의 근황까지 꿰뚫는 동생은 지금 행복하다. 가끔씩 어린시절 함께 지내온 날들에 대..
언니! 우리가 참 많이 시간이 아깝다! 그치. 세월과 같이 우리 감정이 언제까지 이렇게 순수할 수 있을까? 얘들하고 열심히 사는 모습 너무 안쓰럽네. 그래도 맘 평화롭게 지내. 어려운 일 있음.... 내가 알고 있으니깐! 너무 기죽지 말고 당당하게.... 제 아무리 웃고 있어도 꼬리표 하나 반..
몸쓸 버릇이 생겼다. 뜻하지 않은 일로 인해 삶의 균형이 송두리째 무너질 위기가 아니라면 내쳐 버리고 가자. 참으로 과감한 발상이다. 금전적인 손해가 엄청 났다 해서 전전 긍긍 그것을 되찾으려 애쓰지도 말자. 긴 실갱이로 체력까지 바닥날까 염려스러웁다. 왔던 길은 되돌아 갈 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