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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크랩] 눈물
    나의 글 2013. 8. 18. 16:15

    고비 고비, 

    그는 가고 없는데 흔적은 여전히 눈물을 만들어 낸다.

    한꺼번에 쓸어가 버리고 말 일이지, 

    한들한들 바람결에 놓고 간 아쉬움 한 줄기.

     

    아직 더 살았어도 좋을 나이인데.... 

    남편의 차를 사려고 사람 하나가 왔다.

    미련을 일찍 거두었다면 우리 네 식구 이름으로 상속 절차까지 생략할 수 있었건만

    모르는 일, 남겨 둘 수 있는 거라면 다 그냥 두고 싶었다.

    이러다가 살아 돌아올 것을 믿고.

     

    혀를 끌끌 찼던 분은

    예순 넷의 위암 3기로 완전 치유가 되어

    다시 중고매매차 일을 하시는 분이었다.

     

    저렇게 기사회생으로 기적을 일으키니 희망은 버릴 수 없는 것,  버려서는 안 되는 것.....

     

    오랫동안 한 곳에 머물며 밥만 축내는 뒷방 늙은이 신세,

    남편의 차가 더 볼썽 사납기 전에 좋은 곳으로 보내줘야지.

    사람이나 물건이나 초라한 것은 보기에 안 좋다.

    아직은 쓸모 있을 때 가라고 하자.

     

    이 곳 저 곳 체크를 한다.

    몇 년 식인지를 묻고,  몇 키로를 달렸는지,  차 종을 다시 확인하고...

     

    장사꾼들의 심리 쯤이야

    대충 어림잡아 후려치는 분위기까지 감을 잡게 된 나는

    당장에 결정 내릴 과오는 일단 미뤄두는 센스까지 발휘한다.

     

    이 머뭇거림도 언젠가 종지부를 찍을테지.

    우리의 상처가 아무는 때를 그들이 조율한다.

     

    간헐적 아픔은 심심찮게 나를 흔들어도

    둥지를 뜨지 않는 나는 아직 튼튼한 심장이 있어

    살만한 것을,  그래서 오늘 행복하다.

     

    남은 흔적 탓으로

    그의 이름 한번 들먹거려 보았으니,

    눈물 한자락이야 바람결에 수월하게 씻겨보내고

    덕분에 하늘 한번 올려다 본다.

     

    잘 계신가.   벌써 가을이라네.

    될 수 있으면 많이 웃으려 한다네.

    어느 신부님 말씀을 들으니

    오백 육십여개의 주름이 열 일곱 개의 주름보다

    갯수는 많아도 아름답다네. 

    혼자 산다고 슬픈 얼굴을 더 이상 자랑  삼아선 큰 일이지.

    그럼에도 오늘 많이 생각난다며 미흡한 나를 비웃지는 마소.

     

     

     

     

    출처 : 짧은사랑 ♡ 긴 이별
    글쓴이 : 김민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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