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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오늘도 파이팅! 우리 위해서 엄마 애쓰는거 힘든거 참구 사무실 나가는거 우리 다 알고 감사하고 있어. 걍 표현이 서투를 뿐이야유 이 값진 시간이 지나면 다 괜찮아 질거야. 쫌만 더 힘내자. 항상 엄마한테 감사하고 고마워요. 우린 항상 엄마편이야. 지금은 든든하지 않을지 몰라두..
몸의 이완이 부자연스럽도록 추위가 닥쳐왔다. 어제 저녁엔 사골국을 한 솥 끓이고, 냉장고 속의 야채들을 모아 잡채를 만들었다. 아이들이 들어오는 시간은 제각각, 부페식당처럼 알아서 챙겨먹으려면 늘 먹을거리는 있어야 한다. 한가한 시간에 큰 언니가 보내온 마늘 한 접을 까고, 자..
커가는 아이들 신경쓰느라 세인아빠는 자꾸 뒷전이 된다. 이렇게 사는 일이 맞는 걸까? 골수이식을 마치고 퇴원을 앞둔 작년 10월 , 환자복을 입은 사진 속의 그는 웃고 있다. 그때는 이렇게 될 결말을 차마 예상이라도 했던가. 한치 앞도 모르겠는 세상 일, 눈물이 나오면 나오는대로, 멈..
세인이가 많이 늦는다. 조금 전까지 수서역이라고 했던 시각이 11시 30분이었는데 벌써 12시 반이다. 아빠 핸드폰으로 신호를 보냈다가, 내 핸드폰으로 신호를 보냈다가 세인의 핸드폰은 울렸다가 멈췄다가 전원이 꺼졌다는 음성이 들린다. 급하게 불안감이 밀려온다. 수련이는 잠결에 엄..
아이들이 내 맘을 이해해 줄 거라고 생각했던 건 진작부터 무리수였는지도 모른다. 앞으로 살아가야 할 답을 알듯 하면서도 모르겠어서 혼돈에 빠졌다. 곡예를 잘 타던 광대가 줄에서 한 순간 떨어지듯, 내가 그 형상이다. 세인이를 봐도 답이 없고, 수련이를 봐도 그렇고, 막내까지도 철..
정말로 추워지려나 보다. 바람소리가 열려진 창문을 세차게 닫아 버린다. 그가 없이는 하루도 못 살 것 같았었는데 이렇게 살아지는 걸 보면 참.....
혼자가 아니었을 땐, 굳이 애쓰지 않고도 하루를 보낼 수 있었는데, 둘이었을 땐, 맘 상하게 하는 사람 앞에다 맘 놓고 성질 부릴 수도 있었는데, 또 혼자가 아니었을 땐, 연약한 척 할 수도 있었는데, 둘이었을 땐, 내 의견 따위 그 쪽으로 이입시켜 깊은 생각 안해도 되었는데, 지금 혼자..
때가 되어 허기진 배고픔이 설레인다. 얼른 밥을 먹어야겠다. 이런 마음이 내게 생겨 나다니 제법 살만 한가보다. 원초적인 본능에 반응할 때, 비로소 새로운 희망을 쓰는것일까, 헌 밥이 싫어 나는 매번 밥을 새로 한다. 예전처럼 달려들어 먹을만큼 치열한 밥상의 연출도 없건만 남겨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