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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캠프에 출연한 타블로와 강혜정을 보고, 젊은 나이에 내가 깨달은 것을 일찌감치 알아냈으니 저들은 사는데 두려움이 덜할 것이란 생각을 했다. 누구나 한번쯤 시련을 겪고, 이겨내고 반복되는 삶일테지만 지난 4월 어느날, 중환자실에서 세인아빠의 목숨이 오락가락 했을 때, 언뜻 ..
서울 경희대까지 논술시험보러 가는 수련이를 데려다 줄까, 말까를 고민하다 그냥 주저앉았다. 잘 되겠지. 그냥 믿어보는 거다. 어머님은 세인에게 전화를 해 "언제 쯤 볼 수 있는 거냐"라고 했단다. 그동안 내게서 그들은 먼나라 사람이 되어 버렸다. 불쑥 화를 냈다. 남편의 부재를 확인..
수능시험을 끝내고 온 동생에게 이렇다 할 따뜻한 말 한 마디 건네지 않은 언니와, 알아서 씩씩하게 자신의 일처리를 하는 둘째는 그래도 한 켠에선 따뜻한 말을 듣고 싶었나 보다. 저녁무렵 한바탕 싸움이 벌어졌다. 표정 없이 대꾸하는 언니가 얼마나 미웠던지 들고 있던 수건으로 언니..
유익종- 구월에 떠난 사랑 다시는 내 모습 볼 수 없다 하여도 너 떠난 그 빈 자리 가을은 가고 이 계절 다시 핀 하얀 네 모습 가을 향기 풍기는 얼굴 코스모스 고개 들면 돌아올 수 없는 길을 너 떠난 그 빈 자리 지난 여름 이야기 또 한 번 이렇게 느껴 보지만 떠나지 마라 슬픈 구월엔 꿈에..
어제, 신림동 형부께서 감 한박스를 보내주었다. 은영이네 줄 것을 제일 좋은 것으로 따로 담아두었다. 수능시험을 끝내고 온 수련이는 재수하기를 잘 했다고 스스로에게 위안을... 수련이가 마음 편해 하니까 엄마는 마음이 더 좋고, 결과가 좋게 나오면 더 좋겠지만 열심히 애쓴 과정이 ..
잠을 푹 잘 수 있겠다고 하더니, 새벽녘에 몇 번을 깨다가 자다가를 반복하는 수련이, 아이의 손을 꼭 잡아 주었다. 뜨끈뜨끈한 밥을 해 먹이기 위해 정확히 네 시 반에 밥솥의 취사 버튼을 누르고, 시금치된장국에, 호박전을 부치고 보리차를 보온병에 따르고, 밀크쵸콜렛 한 봉지와 박카..
우연히 야탑을 지나다 성마르코성당엘 들어갔다. 우리 수련이를 위해 작은 기도라도 드려야지. 봉헌함에 1000원짜리 지폐를 넣고, 작은 촛불을 켰다. "기도는 할 줄 모르지만 알아서 마음을 헤아려 주시는....." 마음의 문은 닫혔는데 눈물은 샘물을 이뤄 그칠 줄 모른다. "당신은 내 마음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