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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퇴촌 쪽에 텃밭을 크게 일구다 농사가 잘 되어 채소를 팔게까지 된 유미네 엄마, 아빠가 사무실에 들렀다. 세인아빠 있을 때나 없을 때나 나는 여전히 그들과의 교류를 끊을 수가 없다. 아름이네 빌라 분양이 하나도 안 되어서 어떡하냐고 걱정을 하다 세인아빠라도 불러와서 걱정을..
엄마의 제삿날, 전라도 곡성 기도원 산 중턱에 수목장이란 명분하에 묻혀 계신 나의 엄마, 어느새 5년이 지났다. 멀다, 그곳은 너무 멀어서 지금 혼자가 되어진 나는 갈 수가 없다. 내 사는 일이 한가해져 다 놓고 가는 날이 언제쯤 올까? 그가 있을 땐 아침 일찍 서둘러 다녀오면 그곳에 머..
아름 아줌마가 전화를 했다. 가영이네 결혼식장에 갈 거냐고, 혹시나 갈 수 있을까 걱정되어 물어보면 나는 어김없이 씩씩하게 "물론 가야지요"라고 대답을 한다. 그러고 보면 나는 슬픔에서 빨리 회복되는 기질을 타고 난 사람 같다. 세인 아빠 없이도 위축되지 않고, 뒷걸음쳐 기웃거리..
아파트 관리소장님의 아버님이 돌아가셔서 부의금으로 5만원을 넣었고, 오늘 오후에 결혼하는 세인아빠 친구 딸 가영이의 결혼식 축의금으로 10만원을 넣었다. 그의 친구들을 만나려니 마음이 급하게 우울해져서 어제 그가 쉬고 있는 그 곳에 다녀왔었다. 그리고 밤새 잠을 못 이루고, 빨..
어제 어머님이 김장김치 두 통을 가져다 놓으셨다. 84세인 연세에 여전히 당신의 할 일은 놓치지 않고, 제 철에 맞춰 어김없이.... 하나 밖에 없는 아들의 부재에도 어찌 저리 아무렇지 않게 내 살 궁리를 하나 싶어 섭섭도 했지만, 어미된 마음은 독하게 제 자리를 유지하는 것인가 보다. ..
카드분실 때문에 아침에 한바탕 난리를 피우고, 소몰이 하듯 고삐를 죄어 한 쪽으로 몰아서 훈육시킬 수도 없고, 수련이가 자꾸 거칠어지고 있다. 그 삐딱한 까칠함 때문에 소심한 세인이는 거북해서 집에 일찍 오기 싫다 한다. "너희들 그런 소리 하지 말아라. 엄마도 너희들 속상하게 할..
수진동 전화번호가 핸드폰에 떴다. 어머님인게지. 여러 번 울리기를 반복하다 제풀에 지쳐 꺼이꺼이 소리 내며 멈추었다. 나는 독한 사람이 되었다. 그쪽에서 오는 전화는 누구의 것이 되었든지 받지 않는.... 신림동 형부가 보내온 홍시도 넘쳐나고, 쌀도 넘쳐나고 우리집 베란다는 부자..
보고 말았다. 숨이 막혀 죽을 것 같다는 그의 글이 담겨진 쪽지를... 그의 글씨체가 하나도 남겨져 있지 않을 것 같아 안타까웠는데 있긴 있었다. 하루 이틀, 정말 순식간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무지했었다. 가슴이 찢기듯 애이는 아픔이 이런 걸까? 오늘 정말 가슴이 많이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