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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아빠가 떠난 날을 기억해 다 함께 찾아가 보자고 의논을 했다는 그들의 마음이 감사했다. 그런데 그 내일이 은영 할머니의 발인일이 되었으니 도리없이 다른 날로 미루든지, 틈을 내어 다녀오든지... 은영이 할머니가 비슷한 날에 세상을 떠나셨으니 우리나, 은영이네나 날짜 잊어버..
8년 동안 잘 살고 떠난다는 세입자 아주머니가 수도요금이며, 정화조 요금이며를 계산하면서 주인집이라고 그때 약속한 바가 있으니 확인해야겠다며 연락이 왔다. 내가 바쁘니 부동산에다 일임해 처리해달라고 했었는데 의심많은 세상은 늘 확인에 또 확인을 필요로 한다. "8년 전 이사..
그 누구도 울지 않았다. 장례식장에서, 시에서 운영하는 그 곳은 화장장과 추모공원이 함께 있어서 아침 일찍 장지로 떠나야 하는 번거로움도 없고, 모든 것이 같은 장소에서 해결되는 곳, 한 해만 더 사셨으면 백살이 되셨을 것을 문상객들이 웃는다. 호상이라고.... 남편 친구의 어머니..
남편 친구의 어머님이 돌아가셨다. 99세로, 수명이 제 아무리 길다 한들 영원불멸 이 세상을 차지할 순 없는 건지.... 작년 이 맘 때, 남편의 친구는 이렇게 말하기도 했었다. 자신의 어머니는 이미 많이 사신 분이시니 친구의 목숨이 더 연장되었으면 좋겠다고... 그런 어머님이 그럼에도 1..
봐주어도 너무 봐 주었다 싶어 월세 독촉을 했다. 계산을 해 보니 2년 반은 그냥 살았던 것인데, 도리어 보일러를 새로 했으니 그 돈을 차감해야 되지 않겠냐며 당당하기도 하다. 어찌 보면 그토록 밀리게 놔 둔 것도 내 탓이지, 그 사람들의 잘못은 아닐 수도 있다. 내 맘 추스리느라 무관..
목련꽃이 한창 피어오르려다 난데없이 쏟아진 우박 때문에 제대로 쭈구러져 버렸다. 잠시잠깐 방심하다 보면 좋았던 기분이 한꺼번에 무너져 내리듯 외줄타기 인생을 잊지 않으려 누수될 감정 따위 다잡기를 매번, 그럼에도 기필코 새어 나가려면 그러라지. 나도 사람인데. 우울할 수도 ..
노인요양원에서 99세 된 시어머니를 119 불러 놓을테니 어서 병원으로 모시라는 연락을 받고도 급히 서두르지 않게 된 자신의 모습에 누구의 탓이라 말할 수 없게 된 현실은? 친구의 얘기다. 너무 오래 살은 어른의 잘못도, 지극정성이 모자란 자식의 잘못도 아니라고 감히 그렇게 말하면..
이른 새벽 나란히 줄 맞춰 서 있는 초록색의 정화조차를 보았었다. 마치 전쟁터에 방출되는 탱크들 처럼.... 날씨가 천방지축으로 황토비까지 내렸다, 우박이 떨어졌다 널뛰기를 하고 슬픈 화요일에 비가 내린다는 유행가 가사까지 흘러나오는 궂은 4월의 어느날이..... 북한에서는 내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