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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름이 아닌 며느리의 이름으로 어머님의 농협 통장 계좌에다 입금을 시키다. 바쁜 아이들의 걸음에 뒤딸려 보내는 일도 이젠 수월치 않아졌고, 구걸하듯 부탁해야 하는 엄마의 어줍짢은 변명 마저 못난 행동 같기도 하여..... 외로움도 어림 견딜 수 있을 듯 시간은 그렇게 흘렀고, ..
여주 이천을 지나오다 세일 이라고 써 있는 도자기 가게가 보이길래 차를 한 쪽으로 세워 두고 그릇 구경을 하러 들어갔다. 꼭 필요한 것은 아니었지만 머그컵이라도 하나 볼까 해서.... 머리 위를 바트게 누르던 하늘이 잠시 위로 위로 둥실둥실 비껴나 주었다. 막혔던 숨통이 한꺼번에 ..
2012년 4월 15일 월요일 버스를 타고 아빠에게도 다녀오고, 다시 버스를 타고 성남 수진동에도 다녀오고, 엄마의 부탁에 시큰둥하게 대답을 하며 속을 태우더니 결국 맏딸의 소임을 다 하고 돌아왔다. "세인아, 고마워." - 엄마 왜 고맙다고 해. 새삼스럽게. 생전 그런 말 안 하더니... "오늘은..
외로움이나 고독함은 참아낼 수 있지만 불편함은 견딜 수 없음이라니.... 사람됨의 한계는 어쩔 수 없다. 오래 된 상처가 웃음 하나로 보상되어 질 수 있는 묘약은 결국 어디에도 있지 않은 것이다. 적정한 시효가 맞아 떨어져 요동치는 마음이었을 때야 가능한 일이지, 그 마저도 훌쩍 넘..
오늘 아침 6시 30분으로 성당에 연미사를 신청해 놓고 그를 위해 내가 해 줄 수 있는 것이 도대체 아무 것도 없었다. 이렇게라도 할 수 있는 게 얼마나 다행인가. 제 시간에 늦지 않으려 서둘렀다. 아이들을 깨워 함께 갈까 하다 그냥 혼자서... 요 며칠 무엇이 나를 이리 바삐 몰아대는가. ..
그가 떠난지 1년 된 날이라고 친구들이 국화꽃 한 다발과 청하 2병을 챙겨 왔다. "그래도 넌 행복한 놈이다. 친구인 우리가 이렇게 찾아와 놀다 가니...." 우리 가족 좀 잘 챙겨주라며 꿈에 자주 나타난다는 한 친구, 그 한마디에 그를 만난 듯 울컥 눈물이 난다. 어찌 그 친구의 꿈엔 그리 자..
2013년 4월 13일 맑음 수련이가 올 줄 알고 갈 때 가져가라고 야쿠르트 아주머니에게 마실 음료수를 많이도 부탁했었다. "항상 고마워. 이렇게 팔아 줘서..... 나도 알아. 일부러 필요하지 않아도 많이 사 주는 거. 어떻게 그걸 모르겠어. 장사하는 사람이, 그걸 모르면 사람이 아니여." 정말 ..
그들이 내게 준 위로를 되돌려 줄 수 있는 여건이 허락됨을 나는 무한 감사해 한다. 그제 저녁, 어제 저녁 늦은 시간까지 움직여 힘을 쓰는 노력은 없었어도 그들의 옆에서 함께 그 순간들을 보낸 것으로 힘이 되어졌다면 .... 태평동 성당에서 미사를 드리는 시간 내내 내 눈에서 흐르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