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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친구였으면 참 좋겠다
아침부터 삼겹살을 구웠다. 어제 저녁에 먹으려 했던 것이었는데... 아침이어도 저녁이라고 생각하면 되는 것이다. 엄격한 규율이 흐물흐물 , 숨 한 번 길게 쉰 것 뿐인데 눅눅한 하루가 그냥 지나가 버렸다. 멈췄던 비는 다시 내리고, 생각없이 켜 놓은 TV 에선 열린음악회가 한창이다. 이..
" . 중년의 남편 길들어진 걸까 무디어진 걸까 조금은 푼수같이 굴어도 새삼스럽지도 않은듯 쉽사리 화를 내지 않는다 약삭빠른 성미에 으스대는 꼬락서니가 못마땅한 거로 거푸거푸 상처만 주던 그가 이제는 시끌벅적 떠들어 대도 조금은 움츠러든다 따 순 봄볕이 얽히고설켜 내리는데 ..
지 천 명 사랑하는 사람의 손을 막연히 놓아 줄때에 하얀 목련꽃이 바람에 흔들리며 울지 말라고 위로해 주는 듯하였지 진달래 꽃이 붉게 물들며 수줍어 하길래 뺨에 입맞춤 한번 해 드리지 못하고 그렇게 보낸 어머니 그 하얀 불면의 밤을 보내야 했던 날 50의 봄이었다. 안개가 나즈막한..
삶의 틀 좋은 음식"을 먹었다 하더라도 영원히 살 몸을 얻을 수 없고 좋은 집에 산다고 하여도 늙음을 피할 수는 없다 한 끼를 먹고 산 삶이나 세 끼를 먹고 산 삶이 살아 있음으로 똑 같은데 그 보다 더 바람은 욕심이 아닌가 욕망은 마법의 구덩이 같아 채우면 채울수록 커져만 가고 수많..
지난 봄, 칠순을 치른 둘째 형부는 자전거를 아주 잘 탑니다. 이틀 전 아침에도 여느 때와 다름없이 그에 따른 복장을 갖추고 집을 나섰지요. 주택가 골목을 막 빠져나오는 데 어린 학생이 길을 가로막길래 순간 피하다 자전거가 넘어갔대요. 정신없는 사이 중년의 여자가 건너편에서 "아..
카센터 아저씨가 부품 대리점 차를 대동해서 밧데리 하나를 내려 놓았다. 늦은 저녁이 다가온들 대수냐고 기꺼이 서둘러 준 그 분이 고맙다. 사무실에서 가끔씩 사용하는 트럭 하나가 오랫동안 홀로 방치된 관계로 방전이 되었다 해서.... 아는 분들이 다음 날 까지 기다려 보라 했었다. ..
영리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차이란? 영리한 사람은 갖고 있는 많은 것 중 하나를 잃었다고 모두를 잃은듯 통곡하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은 그럼에도 아직 남은 것이 무언지 살펴 보는 것, 다시 영리한 사람은 비워진 곳간의 허전함을 다시 꼭꼭 채워내면 행복이 찾아질 거라 믿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