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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얼굴 사는 게 힘들다고 말한다고 해서 내가 행복하지 않다는 뜻은 아닙니다 내가 지금 행복하다고 말한다고 해서 나에게 고통이 없다는 뜻은 정말 아닙니다 마음의 문활짝 열면 행복은 천 개의 얼굴로 아니 무한대로 오는 것을 날마다 새롭게 경험합니다 어디에 숨어 있다 고운 ..
같은 것을 보고도 마음이 여린 세인이는 겁을 내고, 수련이는 사태파악에 능하고, 다빈이는 그 정도 쯤이야 껄껄 시덥잖은 반응이다. 아무래도 서열이 거꾸로 되어야 알맞을 것 같다. 동생 민숙이 홍제동으로 가는 차 안에서 아이들에게 물었다. "이 중에서 누굴 할머니가 가장 좋아하셔? ..
어제 그가 있는 추모공원엘 갔다. 그러고 보니 며칠 늦어졌네? 숨이 차 올라 인공심폐기를 대고 수면상태에 빠져 들기 전, 그 사람은 피치 못하게 수단이 되어진 글로써 말을 이어갔다. 비뚤 비뚤, 좀 전엔 염라대왕이 오락가락 왔다갔다 했다면서도 "주식 처분" 급하게 가장 먼저 쓴 글자...
"헤어지기 섭섭하여 망설이는 나에게 굿바이 하며 내미는 손 검은 장갑 낀 손 할 말은 많아도 아무 말 못하고 돌아서는 내 모양을 저 달은 웃으리" 검은 장갑이란 노래다. 동생 부부와 조카 그리고 나, 부조화를 조화시키려니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었지만 노래방에서 한 시간여를 네 사람이..
펄럭이는 휘장을 휙 하고 걷어 치웠다. 비로소 자유가 내게로 왔다. 어쩜 그동안의 모습이 허상이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웃고, 떠들어 대고.... 말의 향연은 그야말로 자기 도취에 길을 잃었다. 어찌 이리 낯설어졌을까? 이것으로 슬픔에서 치유되는 유일한 길이라고 믿기도 했었..
이젠 이런 소나기 쯤이야 일상 어느 순간에 끼어든다 해도 웃으며 받아들일 수 있어야지. 아침부터 웬 소나기라고? 어제도 왔었잖아? 새삼스러울 것 까지야.... 주룩주룩 내리는 비가 힐끗 흘겨본다. 우리 옆에 바짝 붙어 도무지 떠날 생각을 않는다. 천둥, 번개까지 대책없이 내리꽂길래 ..
몸쓸 버릇이 생겼다. 뜻하지 않은 일로 인해 삶의 균형이 송두리째 무너질 위기가 아니라면 내쳐 버리고 가자. 참으로 과감한 발상이다. 금전적인 손해가 엄청 났다 해서 전전 긍긍 그것을 되찾으려 애쓰지도 말자. 긴 실갱이로 체력까지 바닥날까 염려스러웁다. 왔던 길은 되돌아 갈 수 ..
아흔이 된 엄마를 몇 년 째 찾고 싶지 않았던 후배가 더 이상 미루면 천륜을 어기는 것 같다며 함께 가 달라고 했다. 어릴 때의 원망이 불현듯 떠오르며 갑자기 엄마가 징그럽게 싫어졌었단다. "언니, 그런 맘 이해해? 차라리 시어머니라면 도의적인 태도라도 취할테데, 내 엄마니까 더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