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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2월 28일 금요일 맑음 해마다 연말이면 형식적으로라도 송년 메시지를 띄우곤 했는데 나도 그렇고 아는 이들도 그렇고 조용하다. 내 삶이 달라진만큼 그들의 삶도 달라졌을까?
늦은 저녁 11시 10분 쯤, 우리집 식탁에는 어김없이 빵 한 보따리가 툭 하고 던져지며 둘째의 우렁찬 목소리가 울려퍼진다. "다들 와서 빵 먹어." 집 근처 빵집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면서 사장님이 싸 주시는 빵을 꼭꼭 챙겨오는 둘째 때문에 적막한 밤 시간이 왁자하게 소란스럽다. 마..
2012년 12월 27일 목요일 2 다빈이 다니는 영어학원의 철샘 선생이 전화를 했다. 모의고사 시험에서 평균 20점이 떨어져 에이스 반에서 한 등급 내려가게 되었다고.... 아뿔싸, 요즘 친구들과 신나게 노는 것 같더니 정신이 헤이해졌나보다. 세인이는 스마트폰을 사주어서 그런 것 같다 하고, ..
2012년 12월 27일 목요일 맑음 손글씨를 멈추고 마음보다 터치가 더 빠른 이 곳에 나의 속을 옮겨놓으면서 가끔씩 이보다 많이 늙어서 읽기라도 하려고 이 짓을 하는가 할 때가 있다. 지나온 길은 되돌아 보지 않는 습성이 있으면서, 그저 맘 먹은 만큼 건강하게 늙어가기만 해준다면 나의 ..
그 때로 돌아가고 싶은 데 어떤 방법으로 돌아갈 수 있는지 사랑하는 사람 앞에선 자신의 결핍이 크게 보인다는데..... 그것은 젊은 연인들의 사랑얘기에서 느껴지는 표현법이지만 삶에서도 돌아가고 싶은 그 때의 상황들이 있다. 사람 하나가 떠남으로 피치 못할 감정 때문에 조각난 추..
남편이 떠나고 나와 아이들과의 변화에 대해서.... 성숙해지지 않을 수 없는 이 환경에 대해서.... 좀더 나이들어 아이들이 나를 향해 짐이라고 불리워질 수 있을 거라는 그 부담감을 피해 갈 수 없다면 즐기라는 것처럼 내가 아파 있어선 절대 안 되겠다는 절박함을 느꼈다. 어제 명색이 ..
2012년 12월 25일 화요일 맑음 지난밤의 눈이 거리를 온통 하얀색으로.... 일 때문에 새벽같이 집을 나서며 나의 일상은 이토록 변화무쌍, 한결같을까? 그렇다고 이런 내 환경이 지겹다거나 슬프다거나... 어머님은 여전히 메주를 쑤어 매달아 놓으셨고, 청국장을 띄우느라 방안 가득 꿀꿀한 ..
12월 24일이 그저 월요일인 줄만 알았지 성탄전야라는 거대한 날인 줄 미처 깨닫지 못하고 신림동에 입원해 있는 언니를 방문하기 위해 자동차에 시동을 켰다. 성남에서 신림동까지 네비게이션의 소요시간은 분명히 1시간 10분으로 표시되어 있어도 퇴근시간 보다 이른 오후 다섯시니 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