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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색하고 불편한 관계를 끊어내고 나니 동생은 밤새 카톡으로 자신의 근황을 쉬지 않고 올려 댄다. 바쁘게 뒤돌아온 길, 그 너머에 어릴적 더 많이 즐거울 때도 있었던 그 날들의 추억에다 나를 데려다 놓으며.... 우스꽝스럽게 찍은 아이들 어린 모습, 그 보다 더 이전 내 엄마의 모습, 엄..
전화로는 하지 못할 말을 카톡에선 던지듯 꺼낼 수 있는 잇점이 있었다. 스마트폰으로 바꾸면서 전화기 속 세상은 도때기 시장이 되어 시끌벅적 아수라장을 방불케 하고 정신이 없었지만 잠자고 있던 내 감성이 하나 둘 숨통이 터지는 느낌, 더불어 그동안 너무 숨어 있었구나, 이렇게 오..
아이 때문에 병원으로, 이리 저리 바쁘게 뛰어다니는 나에게 일부러 한가한 틈을 준 것인가. 돈벌이에 목숨 걸지 말라고 아이를 앞세우기라도 한 것처럼 바쁜 일상이 뚝 멈춰 버렸다. 애써 태연한 척 해 보지만 속으론 조금씩 불안함이 스멀스멀... 아이는 자신과의 시간을 많이 갖는 데 ..
어머님이 기른 연하디 연한 상추의 맛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었다. 큰 얘가 챙겨온 할머니의 상추를 나는 염치도 좋게 맨 밥에 고추장을 얹어 한 웅큼 우적우적 입 안으로 구겨 넣었다. 염려할 것도 없이 길들여진 익숙한 맛을 애써 거부한 들 투정에 불과할 것이지만 마음과 따..
아가씨가 월남쌈과 육개장을 한 냄비 해 가지고 왔다. 지난 주 세인이가 입원하는 바람에 병원에서 본 이후 일 주일만에..... 긴 공백을 간신히 깨고 서로 간 진심을 확인했다 해도 부담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아이로 인해 엮어지는 사건 말고 유대감을 형성하기가 이토록 힘들수가. ..
스마트폰이라 손쉽게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기능이 있음에도 사진을 일부러 그 속에 담아두려 애쓰지 않는 이유가 이 다음을 기약하며 추억에 얽매이다 지금 바로 이 순간의 행복을 놓치기 아쉬워서라면 대답이 될까? 그럴 수도 있었겠다. 우리에겐 같은 듯 다르게 간직하고 있는 추억의 ..
낯선 것에 대한 적응력이 이처럼 탁월할 수가? 벼랑 끝에 몰리면 살기 위한 초능력이 발휘되는 것처럼 그렇게 뒷걸음질 칠 수 없을 능력이 나를 늘 살려내곤 한다. 궁지에 몰려 낙담하기 보다 천천히 이제껏 살아온 우리의 내력에 나를 대입해 보곤 하는 것이지. 그러고 나면 언제나처럼 ..
바쁘게 일 처리를 하느라 지쳐있는 것을 오랜만에 만난 어떤 이는 "볼 때마다 얼굴이 안 좋은데 빨리 좋아져야지요." 뜬금없이 그렇게 말을 했다. 의아스럽게 쳐다보는 내가 이상했는지 더 심각하게 안쓰러운 얼굴이다. 생각해 보니 자신의 마음이 초조하고 불안하니 상대가 그리 보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