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가씨가 월남쌈과 육개장을 한 냄비 해 가지고 왔다.
지난 주 세인이가 입원하는 바람에 병원에서 본 이후 일 주일만에.....
긴 공백을 간신히 깨고 서로 간 진심을 확인했다 해도
부담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아이로 인해 엮어지는 사건 말고 유대감을 형성하기가 이토록 힘들수가.
고모가 방문한다는 소리를 들었을 때, 반갑다기 보다
가슴에서 아직은 방망이 소리가 들리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마음에서 일어나는 일은 이성으로 제어가 안 되는 것이니,
저녁 열 시가 다 되어 가는 시간이었으나
불편한 만남을 피하기 위해 지하주차장에서
언니와 통화를 하며 시간을 죽이고 있는 나.
벌써 한 시간 째다.
무엇이 이토록 나를 못 견디게 하는가.
그 쉬운 훌훌 털어버리기가 안 되는 옹졸함은 시간이 흘러도 해결되지 않는 부분이다.
불편함을 눈치 챈 고모는 아이들에게 내려 오라 해서
음식 냄비만 전해주고 갔는지 조용하다.
들어왔다 가라 하지 않아서 섭섭했을까 보다
내가 감당 못할 불편함이 훨씬 컸으니 방법은 달리 없는 것이다.
정말 모르겠는 나,
이런 상황에서 현명한 대처가 어떤 것인지 모르지도 않건만
잠금상태로 해제하지 못하는 상처의 원인을 어찌할까?아이들에게 체면이 안 서더라도
아직은 안 되고 있다.
'나의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아픔 (0) 2013.06.03 [스크랩] 여름 상추 그 맛.... (0) 2013.06.03 [스크랩] 만남, 그 가치 (0) 2013.06.02 나 (0) 2013.05.31 [스크랩] 알아서 느끼는 생각들 (0) 2013.0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