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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찾아서 연락해 준 거 고맙고 다시 언니를 찾은 게 내가 참 잘한 일이야." "일년의 반이 훌쩍, 이른 새벽 눈 떠 보니 너희 엄마로부터 문자.... 아니지, 이모가 밤에 보낸게 먼저지? 네가 언니를 생각하듯 이모도 너희 엄마를 항상.... 내일은 절반이 아닌 온전한 일년치 몫을 위해 우리 ..
때론 큰 바위라도 번쩍 들어 올릴 거인이 되어 쿵쿵, 내 발자국 울림에 살아있는 나를 응시하곤 했다. 멀찌감치 다른 내가 되어 어찌 살아내는지.... 아파트 현관문의 밧데리가 다 되어 먹통이 되었고, 아직 한 달 도 안 된 자동차의 시동이 걸리지 않는 어처구니 없을 곤경에 넋이 나간듯....
"언제가 제일 좋았어?" 새삼스레 두 살 아래 동생이 카톡으로 묻는다. 무슨 답을 원하는지, 평면으로 펼쳐진 글이란 때로 상상이 더해져 극과 극을 치닫는다. 어째 굉장히 야한 얘기 같기도 하고, 무한한 슬픔이 뭉쳐진 것 같기도 하고 과거형이 되어 버린 사람과의 추억을 되새김질 하는 ..
유난히 힘들게 느껴지는 날이 있다. 꺾인 날개를 다시 붙일 수는 없으니, 모형으로라도 달고 긴 항해를 장담했는데 뜻하지 않은 암초를 만났을 때, 어떤 이는 다들 그렇노라 힘을 불어 넣어 주는 이가 있고, 다른 어떤 이는 "그러게 처음부터 했던 게 무리였지" 여기까지 온 것만도 기력은 ..
"엄마, 큰일났어? 내 이름으로 펀드 들어 놓은 거 마이너스 10%라고 계속 카톡이 와요. 50만원씩 두 번 넣었으니 백만원인데 들여다 볼 때마다 자꾸 빠져요. 빼야 되는 거 아닌가? 오늘 보니까 80 얼마예요." - 괜찮아. 펀드는 원래 오랫동안 붓는 거라서 그 때 그때 변화에 너무 민감하면 안 ..
이상한 날씨다? 난 분명히 폭풍우를 맞았다고 하건만, 아이들은 무슨 소리냐고.... 이렇게 바닥이 바짝 말라 있는데 무슨 얘기를 하는지 되묻는다. 무엇에 홀린 것도 아니고 그리 멀지 않은 지역차가 심하기도 하지. 저녁 10시 반 학원에서 돌아온 막내가 두 손을 다소곳이 앞으로 모은채 ..
다 저녁에 소나기라니? 순식간에 하늘이 검은색으로 뒤덮였다. 라디오에서 남자 DJ가 평택 쪽에 지금 비가 내리고 있다 한 지 얼마 되었다고 빠르게 이 곳까지, 숨도 안 쉬었나 보다. 이럴 줄 알았으면 집으로 그냥 들어갈 것을, 여섯 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에 엉거주춤 나는 사무실로 가는..
메로나 하나가 천원이라? 쌍쌍바 하나도 천원이고, 수박바도 천원이라니.. 이런 낭패가, 세븐 일레븐(편의점)에서 얼떨결에 아이스크림 네 개를 계산하고 나오는 길 허구헌 날 세일 60%~50% 아이스크림 푯말만 보고 다녔으니 그것까지는 바라지 않더라도 20%는 깎아 줄 줄 알았는데.... 정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