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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크랩] 철없는 집착
    여행 이야기 2014. 4. 20. 11:35

    "엄마, 예전엔 아빠가 막아줬고 지금은 내가 막아 주니까 걱정하지 마.

     친가쪽은 내가 잘 막아 주고 해결해 줄께. 그러니까 엄만 그냥 신경 쓰지 말구 일해도 돼.

     내가 다 알아서 할껨."

     

    "사람이란 원래가 너 다르고 나 다른 것을...

     사소한 것에 너무 빈정 상해 말고

     각자의 인생살이에 짐이 되지 말며

     맞춰 살아가지 못할 시엔 등 돌리려 하기 보단

     잠시 그 인연을 멀리 하고 시간이 지나 만남을 가져라...."

     

    스마트폰 카톡으로 전달되어 온 편지 하나

     

    엄마의 허락 없이 못 말리는 제 고모와 살짝 병원에서 검사를 받고 온 후

    겸연쩍기도 하고 잘못된 마음이란 걸 깨달은 큰 딸이

    자신의 마음을 이렇게 보내 왔네요.

     

    예전 같으면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고 다그쳤을 거예요.

    배신감을 못 이겨 그렇게 널 이해해 주는 사람과 살지 왜 여기에 있느냐고도 그랬을 거예요.

    하지만 난 입을 꼭 다물었지요.

    아이가 알아서 설명을 해 줄 때까지요.  내 나름으로 살아가는 방법을 알아낸 거라면 잘한 일이예요.

    분노를 표출한들 타고난 성질은 고칠 수 없다는 것도 이미 알고 있는 것이고

    달라질 것 또한 없다는 것도 너무도 잘 알기에

    그저 침묵이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란 것까지....

     

    별 것 아니게 되어서 검사비만 아깝게 되었지만

    그 책임은 고스란히 그들의 몫,

    그것까지 해 주어버린다면 더 모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늘 그렇듯,   아니면 말고 식이니까.

    오랫동안 누적된 상처는 일시적 침전상태로 있다 해서

    치유된 것은 아니었다. 

    어느날, 불현듯 그 비슷한 사건에 맞닥뜨리면

    잊혀졌던 다른 모든 기억들까지 생생하게 되살아날만큼

    아픔을 배로 부풀리고야 마는 지독한 그 중독성

    불필요한 간섭으로 인해 빚어지는 갈등들....

    이만 멈추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난 그 짓이 얼마나 허망한 것을 알아요.

    무모한 것인 줄도 알아요.  사랑의 다른 표현일 수도 있다는 것도,

    지독한 외로움의 끝이 두려워 애써 부여잡고 있는 것까지도요.

     

    잠깐 이런 생각도 했었답니다.

    나는 아이가 셋이니 그렇게 집착을 한다면 하나쯤 포기하고 말 수도 있다고....

    큰 아이의 말대로 엄마는 가진 것이 많은 사람 아니냐고 할지라면

    그것도 복이라고 미안해 해야 하는 것인지 말입니다.

     

    크고 작은 시달림으로 살아내는 일,

    남편을 떠난 보낸 이후에 이까짓 것은 아무 일도 아니라 할만큼 통이 크면 더더욱 좋겠지만

    쉬운 일이 아닌 것을 나의 딸은 아직 모릅니다.

     

    2013. 6. 11

     

     

    출처 : 짧은사랑 ♡ 긴 이별
    글쓴이 : 김민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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