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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크랩] 추억
    여행 이야기 2014. 4. 20. 11:36

    어색하고 불편한 관계를 끊어내고 나니

    동생은 밤새 카톡으로 자신의 근황을 쉬지 않고 올려 댄다.

    바쁘게 뒤돌아온 길, 그 너머에 어릴적 더 많이 즐거울 때도 있었던

    그 날들의 추억에다 나를 데려다 놓으며....

    우스꽝스럽게 찍은 아이들 어린 모습, 

    그 보다 더 이전 내 엄마의 모습,

    엄마의 사진을 보며 나는 눈물을 흘리진 않는다.

     

    평면에 펼쳐진 추억들이 순식간에

    얼룩진 10년을 아무렇지 않게 흘려내고 있다.

     

    개그우먼 보다 더 웃기길 잘 하는 동생의 기발한 멘트에

    나는 킥킥 대며 웃는다.

    벌써 1시를 넘겼지만.....

    스마트폰 하나 바꿨을 뿐인데 내 주변에 사람들이

    함박꽃처럼 넘치도록 피어나고 있다.

     

    잠시 미래에 대한 고민을 했더니

    동생 남편이 그런다.

    "처형, 그때 일은 정말 후회스러워요.  왜 그랬었는지..... 

     지나간 일을 이제 와서 얘기하면 뭐하겠어요.  앞으로가 중요한 거지,

     우리 아이들한테  어른들이 잘 하고 사는 모습 보여주면서

    그 아이들에게 좋은 본보기로 살아야지요.  형님도 보고 싶고, 장모님도 보고 싶고 그럽니다.

    일이란 살다 보면 잘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고, 그래도 다 살아가게 되어 있습니다."

     

    십년 만에 동생의 남편과 대화를 나누게 된 것 같다.

     

    이때껏 나는 과연 알고나 있을까?  정말 모를까? 그랬었다.

    그런데 알고 있었구나, 그때 왜 그랬느냐고 물을 필요는 없는 거였다. 

    저렇게 알고 있는 것을.... 

     

    시간이 흘렀다고 다 제대로 풀려가는 것이 아닐 수도 있는 것을

    이 정도 풀어내 졌음은 감사한 일이다.

     

    겸연쩍은 분위기를 상쇄시키기 위해

    동생은 카톡에다 연신 자신의 얘기를 하고 있다.

    할 말이 정말 많은 가 보았다.

    틈 나는대로 살아온 순간순간을 카톡에 사진으로도 올리고...

    다시 10년 전으로 돌아가고 싶은 갈망은

    다 한 가지,  그 땐 지금보다 많이 젊었던 잘못이 있었던 까닭은

    너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이젠 그만 웃을 수 있는 얘기만 하자.

     

     

    2013. 6. 5

     

     

     

     

     

     

     

    출처 : 짧은사랑 ♡ 긴 이별
    글쓴이 : 김민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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