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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색하고 불편한 관계를 끊어내고 나니
동생은 밤새 카톡으로 자신의 근황을 쉬지 않고 올려 댄다.
바쁘게 뒤돌아온 길, 그 너머에 어릴적 더 많이 즐거울 때도 있었던
그 날들의 추억에다 나를 데려다 놓으며....
우스꽝스럽게 찍은 아이들 어린 모습,
그 보다 더 이전 내 엄마의 모습,
엄마의 사진을 보며 나는 눈물을 흘리진 않는다.
평면에 펼쳐진 추억들이 순식간에
얼룩진 10년을 아무렇지 않게 흘려내고 있다.
개그우먼 보다 더 웃기길 잘 하는 동생의 기발한 멘트에
나는 킥킥 대며 웃는다.
벌써 1시를 넘겼지만.....
스마트폰 하나 바꿨을 뿐인데 내 주변에 사람들이
함박꽃처럼 넘치도록 피어나고 있다.
잠시 미래에 대한 고민을 했더니
동생 남편이 그런다.
"처형, 그때 일은 정말 후회스러워요. 왜 그랬었는지.....
지나간 일을 이제 와서 얘기하면 뭐하겠어요. 앞으로가 중요한 거지,
우리 아이들한테 어른들이 잘 하고 사는 모습 보여주면서
그 아이들에게 좋은 본보기로 살아야지요. 형님도 보고 싶고, 장모님도 보고 싶고 그럽니다.
일이란 살다 보면 잘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고, 그래도 다 살아가게 되어 있습니다."
십년 만에 동생의 남편과 대화를 나누게 된 것 같다.
이때껏 나는 과연 알고나 있을까? 정말 모를까? 그랬었다.
그런데 알고 있었구나, 그때 왜 그랬느냐고 물을 필요는 없는 거였다.
저렇게 알고 있는 것을....
시간이 흘렀다고 다 제대로 풀려가는 것이 아닐 수도 있는 것을
이 정도 풀어내 졌음은 감사한 일이다.
겸연쩍은 분위기를 상쇄시키기 위해
동생은 카톡에다 연신 자신의 얘기를 하고 있다.
할 말이 정말 많은 가 보았다.
틈 나는대로 살아온 순간순간을 카톡에 사진으로도 올리고...
다시 10년 전으로 돌아가고 싶은 갈망은
다 한 가지, 그 땐 지금보다 많이 젊었던 잘못이 있었던 까닭은
너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이젠 그만 웃을 수 있는 얘기만 하자.
2013. 6. 5
출처 : 짧은사랑 ♡ 긴 이별글쓴이 : 김민자 원글보기메모 :'여행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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