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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크랩] 아직도 남은 것이 많은 사람은
    나의 글 2013. 9. 10. 14:43

    어릴 때부터 한 동네서 살았던 아는 동생은 점심시간에

    잠깐 짬이 났다며 통화가능한지를 물었다.

     

    "언니, 생각났어.  내가 우리 엄마를 어떻게 집에 오시지 못하게 할지

    방법을 이제야 알아냈어. 왜 이제야 생각이 났을까?"

    - 무엇인데?

    "우리 집에서 시아버지를 모시게 되었다 하려고...."

    - 말이 씨가 되어 정말 그리 되면 어쩔래.

    "아니, 일단 엄마를 피하려면 그 방법이 낫겠지?"

     

    아는 동생의 이 걱정은 벌써 2년이 다 되도록 풀리지 않은 채

    계속 궁리 중인 상태로 머물러 있다.

     

    지난 여름 엄마에게 동행 좀 해 달래서 그리 했건만

    택도 없을 묘안이었던 게다. 

    기어코 막내딸의 집에 가서 당분간 있다가 와야겠다는 그 집념,

    노인들에겐 알 수 없을 집착 하나,  붙들고 있다.

    내 엄마도 언젠가부터 그랬었다.  돌아가시기 전 자리잡을 곳 찾는 사람처럼....

     

    그녀의 엄마가 곰곰히 간직하고 있을 분노의 눈초리는 매의 그것보다 더 무섭다.

    자식들에게 당신이 귀찮은 존재란 것을

    눈치 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수단으로 만만한 막내를 선택한 것일까?

     

    이름하여 엄마도 없고, 아버지도 없고 하늘 아래 고아로 남겨진 이들에겐

    그 심통 가득한 엄마라도 계셨으면,  

    많이는 아니고 아주 이따금 그런 아쉬움이 있을 때도 있건만

    참으로 성가신 숙제로 나는 지나쳐 조용해진 것을

    이제사 골치 아파 죽겠단다.

     

    "해 준 것도 없으면서 왜 그리 바라는 것은 많은지...."

     

    다 가진 사람은,

    아무 것도 잃어보지 않은 사람은,

    아픔을 피부로 느껴보지 않은 사람은,

    울음 조차 말라 기가 막힌 세상을 맞아보지 않은 사람은,

    이 세상이 얼마나 부질없을 걸음 걸음인지를 깨닫지 못한 사람은,

     

    아직껏 원망이라도 남았다.

    서럽고 안타까운 눈물의 의미를 제대로 파악해서 좋을 것이 무엇인가?

    그저 원망하고 미워할 수라도 있어서 참 좋겠다.

    아직 모든 것이 진행 중이라니 말이다.

     

     

     

     

    출처 : 짧은사랑 ♡ 긴 이별
    글쓴이 : 김민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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