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크랩] 나쁜 사람은 이렇게....나의 글 2013. 9. 12. 12:07
아무도 모르게 세월 하나, 건너 뛰었으면 좋겠네.
멈춰진 하늘, 가라앉은 길,
웅성대는 사람들의 소리마저도 음향없을 속삭임으로
그 없는 두번째 가을,
생각한답시고 눈물은 거두어 공허만 잔뜩 흩어 놓았네.
그 좋아하던 세상구경, 마음에서 닫아 걸고 웅크린채
역부로 창 밖 한번 내다보지 말기로 했네.
명절이 내 것이던가. 너의 것이던가.
한우시장이 열렸다고 아우성이지만, 표고버섯도 있고, 도라지도 있고....
좀더 일찍 가야 동 나지 않을 것이라고, 여자들의 아귀다툼은 짐작으로만 알 뿐
나는 모를 일이라네.
더 이상 명절은 무관하게 다른 세상의 것이니.
말썽 없던 순한 며느리는 순식간에 안면 모를 외지인이 되어
침묵으로 벌써 두 해가 가게 생겼네.
그 쪽이 섭섭하든지 말든지
명절 걱정 늘어놓는 여자들의 얼굴을 빤히 보면서
죄책감도 없이 세월, 잘도 흐르는구나.
차디찬 심장이 언제쯤 데워지려나.
몸이 말을 들을 때까지 채찍질 심하게 질러도
요동도 않는 나,
심상찮은 세상을 고독으로 몰고갈 뿐
안으로 안으로 숨어들 뿐이라네.
그러고 보면 꽤 성질 더러운 여자였어.
꼬이면 풀 줄도 알아야 하는데
그 쉬운 풀기를 할 줄 모르다니....
알려주고나 떠나올 걸 그랬나?
그걸 진작에 내 몰랐네.
알아서 다 할 줄 알았던 건 내 착오에서 비롯된 것이었네.
하지만, 무엇이라도 난 괜찮으니 쉽게 살아도 좋아.
그깟 격식이 무엇이라고, 뭐라 하지 않을 것이네.
의미는 흔적을 염두에 두었을 때여야 한다고,
지독한 열병이 끝나는 순간,
딱지에서 묻어나올 피마저 하얗게 변하게 되는 날이어야 한다고
유예기간을 자꾸 늘려 잡고 말지만
나도 모를 이 악행은 어쩔 수가 없다네.
출처 : 짧은사랑 ♡ 긴 이별글쓴이 : 김민자 원글보기메모 :'나의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눈 감을 때 두렵지 않게..... (0) 2013.09.14 [스크랩] 장대비 (0) 2013.09.13 [스크랩] 격세지감 (0) 2013.09.11 [스크랩] 아직도 남은 것이 많은 사람은 (0) 2013.09.10 [스크랩] 일탈 (0) 2013.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