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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크랩] 들러리
    나의 글 2013. 7. 10. 15:16

    친구네로 마실 나갔던 남편의 자동차는 조만간 원래 있던 곳으로 귀환할 예정

    벌써 한달이 넘어갔다.

     

    며칠 후면 새 차가 도착할 거라면서 한껏 부풀어 있는 그들의 모습에서

    들러리로 서 있는 기분,

    묻지도 말고, 따지지도 말고 무조건의 베품은

    대범함 뒤에 숨은 옹졸함이 어쩔 수 없음을....

     

    냉정하게 내 것만 움켜쥐고 산들 누가 뭐란다고

    그들을 의식하는 나는 언제나 상처와 회복을 거듭하며 하루살이 인생을 자처한다.

     

    잘나고, 못나고 그 상식적인 관점이 아니고

    이어왔던 끈을 끊어내면 홀로 사막에 서 있는 기분

    그들은 나름 많은 부분 나를 의지할 것인데,

    떡이라도 사들고 가야만 끼워줄 것 같은 몹쓸 집착.

    웬만해 졌다 자신했건만

    부부가 함께 주고받는 자동차에 관한 이야기를 마냥 부추기며

    한 식구처럼 보태는 재미가 시시해졌다.

     

    아침 일찍 삶아낸 옥수수 봉지 하나 얼른 건네며

    빠져 나와서는 내, 이거 무슨 짓인가?

     

    늘 헛헛한 마음으로 사는 나,

    가끔은 아닌척 들러리 서는 일이 바보같이 느껴질 때가 있다.

     

    가는 곳 마다, 이제 그들은 싸움도 하지 않는다.

    다들 안쓰러운 얼굴이 되어 그저 이해, 이해를 철칙으로 안고 갈 뿐.....

     

    지금쯤이면 나도 저들처럼 이해를 하늘 가득 품에 안은채

    무어라 한들 옳커니 박수 치며 등이라도 두들겨 줄  판인데

    내겐 사람이 없네?

     

     

    출처 : 짧은사랑 ♡ 긴 이별
    글쓴이 : 김민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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