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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크랩] 옥수수
    나의 글 2013. 7. 9. 11:04

    쿠팡이란 곳에서 찰옥수수를 싸게 판다고

    둘째가 화면을 내게 들이댄다.

    스무개 묶어 놓고 구천구백원이란다.

     

    "엄마 싼 거지?"

    - 글쎄,  그럼 하나에 5백원 꼴이잖아.

     

    그림으로 보고 샀다가 낭패를 당할 수가 있으니

    가락시장에 가서 사올까?

     

    웬 가락시장?

    지금처럼 가락시장이 공사를 하기 전까지

    해마다 6월쯤엔  식구가 많은 우리는 옥수수를 자루로 사기 위해

    들르곤 했었다.

    보통 한 자루에 40개는 들어 있었지.

    하나로는 성이 안 차 몇 자루씩....

     

    마대 자루에 든 옥수수를 쏟아붓고

    쓰레기를 줄여보고자 껍데기를 벗겨내기 위해

    마주앉아 씩씩거리며 욕심을 부렸던 광경들

    이런 내가 극성이라면서도

    찰진 옥수수를 한 솥 쪄서 쟁반에 수북이 담아내면

    그 이상 부러울 것이 없는 얼굴이 되어

    맛나게 먹던 그 모습들....

     

    계절따라 따라오는 입맛이 추억을 거슬러 간다.

     

    한번 가 볼까?

    지금도 옥수수 자루가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그 광경을 볼 수 있을까?

     

    지나온 세월은 잊어버리겠다 작정한다고 잊혀지는 것이 아니라

    좋았던 기억이든, 슬픈 기억이든

    그냥 그림자처럼  떼어낼 수 없는 분신이 되어....

     

    함께 추억을 되짚어 갈 수 있는 그 사람은 없지만

    혼자서라도 추억 바라보기는 가능하다고 믿어 본다.

     

     

     

     

    출처 : 짧은사랑 ♡ 긴 이별
    글쓴이 : 김민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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