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굵은 소금, 뉴슈가를 적당히 물에 섞고 다시 한 솥의 옥수수를 쪘습니다.
아직 누구를 주어야 할지 정하진 않았습니다.
가스에 불을 올리고 나서 떠올려도 늦지 않을 것 같으니까요.
정작 우리가 취해야 할 몫은 그 중 몇 분의 1도 안 될 것을
나는 이렇게 늘 무리수를 둡니다.
오늘도 비는 오락가락, 장마 중인 것을 누가 잊어버릴까봐
아침부터 긴 어둠의 장막을 드리웠다가
다시 거두어 주었다가를 반복하고....
그럼에도 가끔씩 멈추어 주기도 하니 고마울 따름이지요.
라디오 방송을 들으며 아침을 시작하는 나,
이런 아침, 이렇게 가야할 곳이 있는 아침이 좋습니다.
오래 전에, 아들을 먼저 보냈다는 할머니가 보입니다.
마침 재활용쓰레기를 버리고 오는 중이네요.
잘 됐습니다. 진작부터 그 분을 염두에 두고 있었거든요.
비를 피하기 위해 바삐 서두르는 할머니를 불렀습니다.
아직 손 대기가 뜨거운 옥수수 봉투를 건넸습니다.
할머니가 놀랍니다.
뭘 이렇게 많이 주느냐고, 나 옥수수 엄청 좋아해.
옛날 분들은 다 좋아할 음식.....
그래서 좋았습니다.
난 사실 그닥 옥수수를 좋아하진 않는 것 같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먹는 것, 입는 것 어느 것 하나도
욕심내 대들어지는 것 또한 없는 것 같습니다.
참 재미없는 인생이지요.
그럼에도 하루의 반이 이렇게 지나간 것은 행복입니다.
출처 : 짧은사랑 ♡ 긴 이별글쓴이 : 김민자 원글보기메모 :'나의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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