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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크랩] 젊음
    나의 글 2013. 7. 7. 15:25

    할머니가 목욕을 가신다.

    쇼핑백 하나 달랑 들고,  이쪽 동네는 물이 깨끗하지 않은 것 같다며

    아랫 동네 쪽으로 가 봐야겠단다.

    내가 있는 사무실 근처 아파트에 사시는 그 분은 어림잡아 여든은 넘었지 싶어도

    실제 나이를 확인하진 않았다.

    아침 저녁으로 나의 안녕을 확인하시곤 하시는...

    오늘도 나왔느냐며 웃으시는 분,   그래서 고맙다고 말씀하시는 분,

    왜 내가 고마운 걸까? 

     

    아침부터 그 분과 얘기를 하고 싶었다.

    휴일이라 주변에 사람도 없고, 큰 길까지 따라나섰다.

     

    "나도 아들이 셋인데 14년 전에 둘째를 잃었어.

     그때 나이가 마흔 여덟이었지. 며느리는 마흔 둘이고,

     우리 며느리, 은행을 다녀서 지금까지 잘 살고 있어.  하도 고마워서 가끔은

     새로운 삶 살으라고 해도 며느리가  결혼, 한번 했으면 했지 뭘 또 해요. 그래.

     그래서 예사롭게 안 보여.  이렇게 열심히 사는 걸 보면 우리 며느리 생각이 나고..."

     

    - 하긴 그럴 거예요.  이혼한 사람 같으면 몰라도 죽음으로 배우자를 떠나보낸 사람들은

       감히 하기 어려운 선택일 거예요.

     

     "아직은 한참 젊은 나이야. 다른 생각 할 필요 없어.  열심히 일을 해야 해. 노는 것도 잠시...

     늙으니까 돈 밖에 힘 되는 게 없어."

     

    날더러 한참 젊은 나이라며 자극을 준다.

    오래 살아온 어른의 이름으로 자칫 노는데 힘쓸가봐 쐐기를 박는다.

     

     

     

     

     

     

     

     

     

     

     

     

     

    출처 : 짧은사랑 ♡ 긴 이별
    글쓴이 : 김민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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