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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복이란.....
    나의 글 2015. 10. 20. 12:49

     

    아침에 늦어서 등교시켜주지 못한 게 내내 걸려

    늦은 저녁 학교 정문에서 다빈이를 만나며 물었던 첫 마디가

    "그래, 일요일 점심에는 무엇을 먹었니?" 였다.

     

    다빈의 생일은 21일이지만,

    다들 시간을 맞출 수 없으니 일요일 밖에....

     

    갈비를 해서 냉장고에 채워 두려고 가는 길이었는데,

    한 시간 후, 고모가 점심 사주러 온대서 기다리는 중이란 말에

    그냥 사무실로 갔었다.   그날 점심 때 나는.

     

    만나서 불편할 바에는 조용히 비켜나 주는 것도 배려란 생각에서다.

     

    저마다 쏟고 싶은 정이 아이들에게로 쏠림을 이제 감사히 여기면서.

     

    - 판교에서 갈비, 고모랑 할머니랑 큰언니랑...  엄청 비싼데 갔어요.

      근데 고모가 많이 외롭나봐요?  나 시계도 사 주고.

    "할 말도 별로 없었겠다.  사는데 어떤 변화가 있는 것도 아니고."

    - 맞아요. 우리가 말 하기를 쳐다보고만 있는데, 우리도 뭐 할 말이 있어야죠.

    (융통성 있는 수련이가 그 자리에 있었다면 좀 나았을까?)

    "나이 들면 외로움은 더 깊어질 거야. 너희는 꿈꿀 것이 많지만,

    어른들은 지난 일 곱씹으며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아.

    그것도 한계가 있지."

     

    뭔지 모르지만 이해하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는 다빈이를 보면서

    어설프고 불완전한듯 해도 

    지금 우리의 삶에 부는 활력의 원천은 변화의 바람 덕분이 아니었나,

    그런 생각을 해 보았다.

     

    원래 가지고 있던 성품 그대로를 고집하면서,

    눈으로 확인 할 수 있는 것만으로 살기엔

    깨어난 욕망 앞에선 속수무책이었듯이....

     

    우울하게 처져 있는 모습을 보자면, 덩달아 안쓰러움 일색이어도

    경쾌하고 바쁜 걸음엔 춤출듯 리듬이 따라 다님을 안다.

     

    우리 모두를 위해서,

    엄마는 지금처럼 살게 된 일도 참으로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 밤에 다빈이와 짜릿한 데이트를 즐길 수 있음도.

     

    어떤 한 부분이 가슴 아프다 해서 전부로 여기고 차가운 인생, 연명하듯 살아서야 쓰겠나.

    행복하게 살다 가야지.  기분 좋은 웃음 실컷 날리며.

     

     

    2015년 10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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