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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년 2월 9일 월요일 눈 (그런대로 봄은 또 찾아올테고...)
    나의 글 2015. 2. 10. 14:41

    이 겨울의 마지막 눈이라 표현했다가 보니,
    길지도 않은 열 두달에서 처음이 어디고 나중이 어딘가?

    어느새 3월이 머지 않았다.

    뒷짐 느슨하게 두르며
    앞서거니 뒷서거니 가는 세월이라고
    엉금엉금 기다시피 해도
    그런대로 쌓인 눈 차들 속으로
    합류하다 보면
    삶의 무게일랑 달리는 바람에 의해 훨훨 날아가련만.

    꿰죄죄하게 얼룩진 마음,
    비처럼 후련하게 씻겨 내리진 못하더라도
    듬성 듬성 시원한 자리 그런대로 흡족할 것이야.

    청정한 곳에선 물고기 조차 살 수 없다잖아.

    적절하게 섞이어진 음과 양, 선과 악.
    그곳이 우리가 사는 세상인 것을.

    고즈넉한 한가로움을 그리워 말자.
    매일이 되어지면, 그 또한 못 견딜 것이야.
    가끔 아주 가끔이어야 해.
    고독의 끝에서 아슬아슬하지만 않게.

    매우 이기적인 발상인가?

    거울을 들여다 보다가 가끔은 내 얼굴 같지 않아서
    서먹서먹할 때가 있다.

    진화인가? 후퇴인가?

    아무도 모르는 나로 살아갈 수 있다면,
    철철 넘치는 끼라도 풍기며 활개라도 칠텐데,
    잠자코 묻혀버린 내성은 쓸모가 없어졌다.

    각자의 곳에서,
    깜박이는 등대가 되어 빛으로 더욱더 환하게.
    몸은 멀어져 있어도 마음은 그 때보다 더 견고하게 사랑을 외치리라.

    하긴, 어린 나이에 무엇을 얼마나 알겠느냐만
    살아보지 않은 세상을 씩씩하게 항거하는 몸짓도 젊음의 특권이다.

    더 나이 들어 세상을 알고 나면,
    곤란하기 쉽상인 겁쟁이가 되고,
    늦은 이해로 회한에 휩싸일테지.
    하지만 누구의 잘못도 될 수 없음에
    탓할 이 또한 만무.

    그저 하늘 아래 보잘 것 없을 하룻 날 삶이다.

    그러면 아주 편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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