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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금은.....(2월 9일)
    나의 글 2015. 2. 9. 15:35

    그러고 보니

    은영 엄마가 서천 고향에서 갖고 왔다며 김 세 톳을 준 날이 언제였지?

    날짜를 한참 되짚어 보았다.

    그러면 그런가 보다 지나치면 그 뿐인 것을

    오전에 휴대폰을 고치러 가는 길,

    라디오에서 야구해설가 하일성의 주관적인 생각을 듣자면

    성질 급한 다혈질인 B형이 나름 완벽주의라나?

    전혀 그렇지 않은듯 한데, 듣고 보니 딴엔 그런 것도 같고.....



    터키, 그리스로 떠나기 전에 여행가방을 챙기다가

    사라진 썬그라스의 종적을 알 길 없어

    몇 날 며칠 끙끙 대었던 기억들,

    애써 아쉬움을 지우려 다시금 새 것으로 사면서 빠르게 잊어버렸었는데.



    아, 글쎄!

    그 썬그라스가 아침 나절 신문지로 둘둘 말아 놓은

    김 뭉치 속에서 나올 줄이야!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의 출현이라니....

    사는 일에 포기를 더 하고, 또 더 하며 살자 한들

    놓지 못할 미련을 다시금 붙잡도록

    언제나 뜬금없을 순간에 복두꺼비는 등장하곤 한다.

    일희일비의 가름을 무 자르듯 뚝 뚝 끊지 못하게 말이다.

    그래도 혹시나 하며 뒤돌아 보는 걸음이

    마냥 미련스럽다 탓할 수 없을 이유도 그 때문이 아닐까?



    같은 것이 둘이 되면 부담스러울까,

    늘 하나로 끝장을 보았던 오래된 습관에 선물 하나 안기듯

    잃었던 물건은 다시금 내 것이 되어졌다.



    소중한 것을 잃어버리고 난 후에

    집착의 시간은 그리 길지는 않지만

    때때로 후유증으로 문득 문득, 잊어버릴만 하면 되새김질 되어

    그 기억에서 자유롭지 못하기에 괴로운 일이다.



    덕분에 썬그라스가 두 개가 된 나는

    여느 멋쟁이 중년 여자처럼 으쓱한 폼을 내며

    기 죽지 않게 살아갈 것이다.

    비슷한 물건은 찾으려면 수도 없이 많을 것이지만

    그 날, 그 시간의 추억까지는 같은 것이 될 수 없어서

    포기할 수 없는 집착이란들 무모할 것 까지야!



    아무렴, 인간은 추억을 먹고 사는 동물이라는데 .....



    홈쇼핑에서 구입한 자이글러에 삼겹살만 구워 먹을 것이 아니라

    서천 김에다 들기름 척척 발라 고운 소금 살짝 뿌려

    바삭바삭 구워내어 보자.

    기분도 좋은데......



    제 아무리 안간힘을 쓴들

    몹쓸 놈의 건망증은 거스를 수 없는 나이를 확인시켜 주곤 한다.

    잘 챙겨 들었던 생수병을 아무렇지 않게 놓고 나와서

    히죽이며 웃기는?



    나이를 잘도 먹어가고 있는 중이란다.

    무엇보다 맛나고 감칠나게.....

    이리도 기분좋은 모습으로의 지금을 또 언제 누리려나?

    열정이라면, 내일보다 오늘이 좀더 낫겠지.

    머리 회전이 젊은 그들보다 조금 늦어 속 답답하면

    나의 시계는 어느새 느림보가 되어 버렸다고 큰 소리로 말하렴.

    그냥 그렇게 나 스스로를 다독이고 이해시키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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