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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고독......나의 글 2014. 3. 3. 10:40
이보다 약게, 더 약게 살 수 있는 방법이라도 알아냈으면....
60, 35, 32 그녀들의 나이만 미루어 보자면. 문제 있을 게 무엇이 있을까?
다같이 힘을 합쳐 못할 것도 없을테고,
열악함의 근원이 오래 전 남편과 사별을 했다는 것으로 거슬러,
물고 물리는 악순환은 절망일 수 밖에
"그 곳이 오히려 편한 곳일지도 모른다"는 주변 사람의 말이
이 아침, 가슴이 아프다.
당사자 없을 빈 공간에 난무하는 무성한 뒷 말은 안타까움이고,
군중 속의 고독으로
진심을 다 해 살아가는 내 이야기를 나눌 사람을 두지 못한 서글픔,
그것도 마음의 여유가 있어야 하는 일이기에
그저 또아리 튼 고통의 끝은 정한 바대로 길을 가는 것.
누구나의 최선이 같지만 않음으로 왜 그랬느냐 묻는 것 또한 실례다.
최선의 길은 그들만이 아는 것이므로....
구부러진 허리로 고추밭 이랑을 고르고 있는 노인 한 분이
아들이 말리고 말리지만, 심심해서 이렇게 나왔다며
건너편의 말 푸접 좋은 남자에게 듣거나 말거나 말을 이어갔다.
"이 곳에 있던 할머니는 어디 가셨어요?
- 요양병원!
"농사 잘 지으셨던 분이었는데, 연세가 몇 이었어요?"
- 팔십팔!
"그런데, 며느리는 하나도 안 들여다 보고 딸이 왔다 갔다 해.
아들들한테 미리 땅을 다 나누어 주었거든."
- 딸은 안 주고?
"아니, 주었지. 지금 이 땅은 딸의 것이야."
우연한 기회로 들려온 이 대화에, 우리의 모든 삶이 들어 있다.
인생의 흐름은 결국 이렇게 흘러가다 끝이 나는 것,
누구라고 예외가 없듯이....
돈이 많은 이유로 호사스런 노년이 온대도,
극진한 자식에 대한 기대 또한 헛헛함으로
그렇게 쓸쓸한 것이 인생이라는데
누가 더 하고, 누가 덜 하고 무엇이 감동인가?
겪고 난 후의 허탈함은 피식 웃음 한 번으로
그저 내 만족일 뿐이지.
애쓰고 내 모든 허락된 시간 그 쪽으로 바쳤대도
알아 달라기 위한 방편이라면,
아니함만 못하지만 내 진심 그대로인줄
여한 없을 삶이어서 감사한 것인 게지.
좋은 마음으로 옳게 사는 사람은 그런대로,
혹여 못한대도 탓할 수만은 없는 것이
그 상황, 그 분위기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아픔까지 알 나이에 이르러.....
누구도 탓할 수 없는 나는 늘 부족한 사람이므로
가슴에 부끄러움 하나 안고 살아간다.
이른 봄,
아직은 팍팍한 땅을 친구 삼아
봄을 일구려 허리를 깊게 구부린 노인의 간절함은
그냥 지나치며 묻는 나그네의 말에도 온전한 진정성을 실어 보냈다.
누구라도 시키는 말 놓치고 싶지 않은 절실함을 아는 사람은 안다.
먼 발치 선 남자의 작은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목마름은
나이 든 노인의 또 다른 고독의 이면이다.
출처 : 짧은사랑 ♡ 긴 이별글쓴이 : 김민자 원글보기메모 :'나의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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