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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크랩] 쌀쌀한 날, 이 아침에 나는 홍대로 간다
    나의 글 2014. 3. 2. 10:37

    아침 일찍부터

    나는 바람부는 날 압구정으로 간다가 아닌

    홍대 앞 라이브 까페 라디오키친으로 갔다.

    일곱시까지 도착해야 한다는데,  꽤 늦었다.  30분이나!

     

    오늘로 삼일째,  큰 아이는 나름 스펙을 쌓는다고

    유명 청년 셰프들의 협찬으로 음악과 요리를 겸한 레스토랑 운영자가 되었단다.

    진작부터 팜플렛과 동영상을 내게 보여 주었지만

    말일이라 더욱 바빴던 나의 눈과 귀는 미처 거기까지 닿지 못했고,

    오늘이 마지막 날이니

    혹시나 섭섭한 마음이라도 간직한다면 안 될 것 같기도 한 이유로

    기꺼이 엄마의 아침 시간을 내 주기로 했는데.....

     

    "그 곳까지 가려면 힘들지?  엄마가 태워줄께."

    - 엄마!  그래도 돼요?  좌석 타고 종로 가서 갈아타야 하니 1시간30분 정도 걸리더라구요.

     

    휴일 아침은 한가해서 그 지루한 시간,  30분으로 줄여 놓았다.

    "이렇게 빨리 오는 것을....."

    - 주일이라 이리 시간이 짧게 걸린 거야.   출근 시간엔 대중교통이 최고지.

     

    나란히 차를 타고, 

    마주하는 얼굴보다  평행선으로 같은 쪽을 바라보는 모양의 그림이

    훨씬 평화롭다는 생각을 했다.

     

    아이가 말을 꺼냈다.

     

    그때 못 받은 돈은 어떻게 됐어요?  부터 시작해서. 

    현실 속의 어른들은 참 지나치게 계산적이란 말까지.

    그럼에도 마지막까지 인간적인 모습을 유지하고 싶은 나와는 상당히 다른 생각이다.

    요즘의 젊은 사람답게.

     

    작은 행사지만 직접 계획을 짜고, 실행에 옮기는 중에도

    처음 계약서대로 이행되는 것은 하나도 없어서 오히려 적자가 날 판이라고....

    우리가 학생이니까,  처음에는 까페 대여료며, 재료값을 저렴하게 해 주겠다더니

    반응이 좋은 것을 보고 슬금슬금 이유를 대 가격을 올리는 경우는 또 무엇인지.

    아무래도 우리를 이용하는 것 같은 생각도 들어요.

     

    "앞으로 네가 살아갈 세상은 지금 경험한 것보다 훨씬 치열하고, 야비하지.

     송파 세 모녀 자살 뉴스?  너도 보았듯이, 

    궁핍함이란 절체절명(絶體絶命)의 위기까지 몰아가기도 해.

    내가 좀더 젊었더라면,  그 까짓것 누군가에 손 벌리면 도와줄 사람 하나 없을까?

    그런 생각을 했겠지만,  이 나이가 되고 보니 순수함을 잃은 까닭도 있음에

    희망을 잃은 마음은 그 선택 아니고선 할 수 없을 거란 생각.....   이것이 삶이다."

     

    달리는 차 속에서의 생각은 멈추어 있는 것이 아니라

    굴러가는 바퀴처럼 함께 움직여 주기도 하는 신기함이 있다.

     

    한없이 고지식한 사람,  엄마는 늘 그런 사람이었으면 좋겠는 바램대로

    너희들은 훗날 또 왜 그랬느냐 답답해 할테지.  지금은 아니라고 할 것이지만.

     

    니들이 온몸으로 걱정하는 미래,  엄마도 마찬가지로.....

    삶은 늘 각자의 몫으로 남겨진다는 걸 깨달으면서부터

    우울함을 친구 삼기 싫어졌다.  

     

    무심코 흐르는 시간은 화살보다 빠르게 지날 것을 살아온 세월에서 보았기 때문이다.

    희망이란 글자는 혼자서만 써가는 것이 아니라, 더불어 함께 쓰는 것임을....

    세 아이들을 모아 놓고 사는 이야기가 부족하다면,

    하나씩, 하나씩 따로 놓아 솔직한 이야기로 접근해도 좋을 지혜가 내게 생겼다.

     

     

     

     

     

     

     

     

     

    출처 : 짧은사랑 ♡ 긴 이별
    글쓴이 : 김민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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