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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크랩] 다시 오는 봄
    나의 글 2014. 2. 28. 09:57

    한 남자가 전화를 했다.

    이번 주 토요일 부부모임이 있으니,  그리 알라고...

    그들이 볼 때 나는,

    여전한 마음 그를 위해 기도로 온 종일 사는 줄 아는 모양이야.

    불러주는 것은 대단한 특혜라도? 

    아니면 거역할 이유조차 만들지 못할 지고지순을 꿈꿨던가?

    숨소리 없는 그림자 하나를 드리우고 그들과 웃고 떠들까?

    없는 그 사람을 대동하고, 그 대담함은 이제 자신이 없다.

     

    시간 차를 두고 다시 한 남자가 전화를 했다.

    이번엔 남편의 다른 친구다.

    알 수 없을 참견이랍시고, 왜 그런 사람을 사무실에 두느냔다.

    당신은 누구십니까?  

    속으론 기가 찼지만 밖으로 드러낼 명분조차 성가셔

    예, 예   대답 몇 마디.

     

    나도 모르는,  그들이 잘 아는 그 무엇이 따로 있던가?

    걱정과 관심은 좋지만 내게 와 닿지 못하다면 그만 불쾌함일테지.

     

    두문불출 할 수 없어서, 이토록 독하게 사는 중,

    그들은 모르는 것이 너무 많다.

     

    그저 그런 감정,  자기들과 같을 줄 편리한 생각으로  친절한 배려?  참 좋은 말이다.

     

    다시 이번에 만난 남자는 카센터 사장이다.

    겨우내 세워 둔 트럭 하나, 

    밧데리가 방전되어 그대로 둘 수 없으니 새 것으로 갈아 두어야 했다. 

    쓰든 안 쓰든 반듯한 자세로 있어야만 할 것 같아서....

     

    오토바이로 가려니 미세먼지가 많다고 자기 좀 태워 가란다.

    기꺼이, 아주 기꺼이.

    연장통과 무겁디 무거운 새 밧데리를 트렁크에 싣고, 

    잠시 이비인후과 다녀 올 동안 6000이 넘은 오일 좀 갈아 달라 일렀다.

    새 차라 더 두어도 괜찮을 것을.....

     

    내게 할애된 시간은 언제나 이렇게 촉박해서,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안전하게 편한 숨을 언제 쉬려나?

    깜깜한 밤에 이르러야만 비로소 가슴 누르고 누울 곳을 찾는 허둥지둥 삶.

     

    겉만 보고 그들은 그럴테지. 

    그럼에도 남은 자는 미처 못 꾼 꿈 꿀 수 있는 시간이 허락되어 좋으리라고.....

     

    알아 들을 수 없을 숱한 억지 말은

    그만 내성이 되어 닿았다가 튕겨져 돌아서고,

    나는 그저 허허로운 웃음으로 답하기를 반복도 지겹다.

     

    절대 그들은 알 수 없다. 알려고 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알려 해도....

     

    한적한 주차장 끝 쪽,  꽤 오랜 시간 고독했을 차에 사람의 손이 닿았다.

    밧데리만 가는데 드는 시간은 10여분이면 된다니, 

    시동은 안 걸어 봐도 된다는 걸 굳이 차 키를 찾아 손에 쥐어 주었다.

    괜찮다 해도,  해 둘 건 해야지 않느냐고....

    그냥 지나치지 않고 눈 앞에서 확인하는 습관은

    내가 살아가야 할 필수요건이 되어 버렸다.

     

    오일은 아직 새 차 서비스 기간이어서 비싼 것으로 하니 8만원,  밧데리 가격은 12만원.

     

    갈 수록 살기 힘들어 죽겠다는 남자의 푸념을 온전히 들으며,

    그가 원래 있던 곳으로 실어다 주기까지...  재밌는 세상이다.

     

    "나도 대전 가서 공부 열심히 해야지.  언니처럼 ㅋㅋㅋ!

    엄마도 좀 더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편하게 생각해요.

    단순하게 생각하자! 엄마 스스로를 좀더 생각해요!

    이제 그래도 돼요!  엄마는 충분히....

    그럴 자격이 있어요.  항상 미운 자식들이라 미안해요.  사랑해요!"

     

    신학기라 용돈을 조금 더 넣었더니,  돈의 힘인지,  마음이 그런 것인지....

    자식이 최고다.

     

     

     

     

     

     

     

     

     

     

     

     

     

     

     

     

     

     

     

     

    출처 : 짧은사랑 ♡ 긴 이별
    글쓴이 : 김민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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