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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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빈의 생일...나의 글 2022. 10. 21. 13:12
후라이팬에 고등어와 갈치를 얹고 종이호일을 덮어 가스 중불 상태로 은근히 구웠다. 약간 덜 태웠어야 했는데, 마늘빵도 생선도 ..... 21일 오늘은 우리 다빈의 생일..... 아침부터 바쁘게 움직였다. 다들 날짜 맞추기 어려우니 편의상 집밥 한 끼 잘 차려서 갖다주기로 했다. 밥을 잘 먹지 않는 요즘 .... 흰쌀밥에 미역국은 찬 날씨 따뜻한 온기로 채워지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가는 길엔 케잌도 하나 사고, 어제 먹었던 달큰한 대패삼겹살 두루치기가 생각나 쌈채소와 돼지고기 버무릴 양념도 챙겨뒀다. 퇴근해서 누군가 차려 준 밥상이 떡하니 놓여져 있다면 얼마나 마음이 좋을까? 함께 살면서 이것 저것 참견도 하고 일상을 들여다 볼 수 있었더라면 더 없이 좋았겠지만 그것이 이상적이라고 단정지을 순 없겠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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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면 살아진다....나의 글 2022. 10. 19. 12:26
사당역에서 저녁을 먹다.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만났던 분들과.... 만남의 의미를 찾자고 끝없이 헤매어도 오히려 혼자 조용히 머물러 있을 때가 꽉 찬 순간이라고 여겨지기도 해. 또 다른 재미를 위해 가슴 벅찬 감동의 순간을 기대하지만 거듭된 방황 속에서도 끝내 깨우침의 종착역에 다가서면 기대에 항상 못 미치기 일쑤지. 추억이란 명제를 두고 갖은 감정에너지를 쏟아 붓는들 헛헛한 가슴이 뜨거워지기엔.... 젊음에서 한참 멀리 와 있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말로만 흐르는 대로 받아들이자고 떠드는 사람들일수록 실행에 가깝기는 더 어렵다. 하루가 흐르는 것에 성의껏 대답하고 받아들이고 나면 하루를 벌었다는 성취감. 미국 얼바인에 택배를 보내면서 수련에게 부담줄까봐 말을 안했다. 어제 보냈으니 김포 택배소에 오늘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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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마다 살아가는 방식은나의 글 2022. 10. 18. 14:25
미국 얼바인 수련에게 김치 몇 가지를 택배로 부치고 나오는 길에 우체국 옆 꽃집이 한 폭의 그림 같았다. 말할까 말까 망설여질 때.... 그것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어지기도 하지만 대부분 차라리 안 하느니만 못할 때가 더 많다. 숨 한 번 들이 쉬고 내쉬고 스스로를 다독이면서 처리하는 방법이 훨씬 이롭기도 하므로. 그로 인해 자신에게 돌아올 스트레스의 무게를 먼저 생각하게 된다. 그것이 서글프고 허무하기도 하지만 ..... 살아오면서 터득해 낸 끝이니. 바뀔 수 없을 모든 것들이 너무 많다. 예전에는 마음 하나 고쳐 먹으면 노력의 결과물처럼 가능했는데 이젠 그런 바램들이 쉽지 않음을 알게 되었다. 생긴 모습대로 그럭 저럭 살아가는 것. 다만 그 언저리에서 스스로를 보호하는 법을 먼저 터득하고 있는 우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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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 줄기 김치.... 그리고 나물나의 글 2022. 10. 18. 11:36
3년여를 미뤄 왔던 화장실 천장 수리를 했다. 일요일에.... 집 주인 없이 공사를 할 수 없다길래 지난 목요일에 할 것을 오늘로 미루었던 인테리어 기사는 약속한대로 정확히 아홉시에 집 초인종을 눌렀다. 화장실 문을 꼭 닫고 안에서 하는 작업이라 바깥으로 먼지가 새어 나오진 않았지만 일이 끝날 때까지 지켜봐야 한다기에 나는 나대로 할 일을 찾았다. 부지런히 생강 2키로도 손질하고, 동태국도 심심하게 끓여 두고, 고구마줄기 김치도 맛나게 버무려 두었다. 또 할 일이 뭐 없나 둘러보다 여름옷과 겨울옷을 바꿔 걸기도 하면서 따끈한 맥심 커피 두어잔을.... 일하는 분에게 권하려다 아직은 코로나 시기인지라 건너 뛰었다. 인심좋은 척 하기도.... 코로나 위기를 겪으면서 많은 변화가 찾아왔다. 사람을 대하는 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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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성나의 글 2022. 10. 17. 13:58
꿈벅이는 눈의 소들을 보면 ..... 고기를 어떻게 먹을까 싶다. 이 곳 횡성의 풍경을 보니 비로소 가을이 깊어가는 중임을 실감한다. 어른의 도리라는 것이 먼저 손을 내미는 일. 이 간단한 제스처를 결정하기 위해 나는 얼마나 많은 망설임으로 생각을 하고 또 하고를 반복했다. 내가 처해 있는 자리를 망각하면 안되는 일이다. 교만함도 접어 들이고 뒤가 부끄럽지 않아야 하기에 꼭 해야만 하는 행동은 아무 일 없듯이 선뜻 ..... 그래도 소심한 나는 그 중 가장 임의로운 한 사람에게 속엣 말을 지나치듯 건넸다. 그녀가 내게 건넨 한 마디는 그저 어른인데 어때요? 그래서 용기를 내었다. 나의 숙제는 간단히 풀렸다. 그래, 불편할 바엔 아는 척을 쿨 하게 하는 거야. 이 불편함의 원인이 누가 되었던 간에 탓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