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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온다. 내일 내려야 할 눈이 벌써 내리기 시작했다. 그 날 만큼은 아니지만.... 날씨가 벌써부터 내 마음을 뒤흔들면 안 되는 것인데, 오늘까지는 별 일 없었던 것처럼 무심코 견뎌내기로 했건만, 하늘이 내 마음을 벌써 눈치 채 버렸나보다. 1990년 12월 1일, 그날도 아침부터 진눈깨비가..
좋은 음악같은 사람 당신이 내게내가 당신에게 어떤 의미를 안은 사람인지 굳이 알아야 할 이유는 없지만 한번씩 당신이나를 부르는 소리에 얼었던 겨우내 가슴이 녹아 내림을 느낍니다. 뭐라 한마디 더 한 것도 아닌데그저 내 이름을 불러준게다인데 말입니다. 사는 게 참 우스운 모양..
그의 명함에다 내 이름을 덮어 씌웠다. 남아 있는 명함을 그대로 쓰려니 도리가 아닌 듯 해서... 2013년 새 달력에도 중요 날짜 표시가 안 되어 어쩌냐고 했더니 인쇄소에서 200부를 고스란히 인쇄해서 새로 가지고 왔다. 미안해서 어쩐다? 일부라도 받아가라고 했지만 명함값 15,000원만 받아..
2012년 11월 29일 목요일 집 앞 빵집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온 수련이가 빵을 한 보따리 가지고 왔다. "엄마, 주민등록등본 하나 갖고 오래요." 수련이가 기특하다. 외국어 시험을 망친 게 내내 마음에서 포기가 안되는지 세인이를 보면 가시돋친 말을 내뱉는다. 언니인 세인이가 위로 좀 해주..
2012년 11월 28일 수요일 동치미 무우 2다발을 샀다. 다빈이의 빈 자리를 나는 오늘 저녁 동치미 담그는 일로 대신 할 것이다. 계절에 맞춰 해오던 것들을 한가해 졌다 해서 포기해 버리면 나중에 아예 못하게 될까봐 겁이 났다. 동네 빵집에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했다고 좋아하는 수련이가 ..
수능성적표를 받으러 간 수련이가 기운이 없다. 2532 예상치보다 밑돈 성적이, 엄마는 그 정도의 점수여도 충분히 충격적이지 않건만 당사자인 수련이는 짠 하고 내보여 주지 못하게 되어서 민망한가 보았다. 그래, 여기서 더 낮추자, 일단 어디에든 들어가서 또 시작하는 거야. "나 정말 ..
비가 온다. 부슬부슬.... 천둥소리도 꽤 우렁차게 하늘을 울린다. 보고 싶다. 아이들의 밝은 웃음 뒤로 그가 보인다. 음성꽃동네로 체험학습을 떠나는 다빈이의 능청스런 학교생활이 재밌어 보인다. "도시락? 필요 없어요. 친구들 거 하나씩 집어 먹지요." 걔네들도 다 너처럼 생각하면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