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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나란 사람은 참.....나의 글 2014. 1. 24. 17:09
내 대신 총알받이로 자식이 셋이나 되는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내게 어떡하느냐는 물음보다 앞장서 살피고
잠자코 근황을 전해 엄마를 안심시키는 배려까지,
할머니께 달려간 아이들의 모습이다.
데면데면 한 달이 넘도록 침묵을 무기로
우습기 그지 없는 동생들을 제압하려던 큰 아이의 말 문이 얼떨결에
와르르 무참히 무너져 버렸다.
더 이상 지나치면 큰 일이라도 날 줄 알았나?
인간의 강퍅함을 이렇게 치고 드는구나?
보다 큰 사건으로.....
할머니가 편찮다니 가장 먼저 서두르는 건 역시 큰 아이다.
가평으로 캠핑 약속을 해 놓아서 깰 수 없다던 둘째도,
잠결에 벌떡 일어난 막내도,
어느새 좌석버스에 앉아 엄마의 바람막이 노릇을.....
"엄마, 걱정 말아요. 이따가 전화 해 줄께. 지금 아산병원 다 왔어."
"엄마, 고모가 119 불러서 응급실 왔다는데, MRI, CT 다 찍었어도 아무 이상이 없어서
집 근처 협력병원 연결해 준다고.... 지금 기다리는 중."
명절도 가까와 오고, 신경도 쓰이고, 연세도 많고, 날씨도 춥고,
마음이 편안해지면 나을 병이라는 것쯤은 나의 어림짐작,
독하게 죽기 아님 살기란 극단적인 생각으로 치닫는다.
나는 결코 착하지 않다.
그로 인해,
여럿이 함께 한 지붕아래서 살았다는 그 이유만으로 착한 사람이 되었을 뿐이다.
그만 하다니, 아이들에 둘러싸여 있으면 든든한 맘으로 괜찮아 질테지.
제발 그랬으면 좋겠다. 나까지 필요하지 않도록....
당장에라도 달려와야 한다고 잔소리 하는 사람도 없지만 섭섭하기는?
반드시 네가 있어야만 내가 살 거라고 붙들만큼
애틋한 정마저 떼어 지긴 어머님이나 나나 마찬가지일 수도 있다.
한 번도 묻지는 않았지만.....
아이들이 엄마의 몫을 차고 넘치게,
그럼으로 나는 아들과 함께 사라진 사람으로 있는 것이 아직은 수월하다.
다 되어졌는데, 그것만은 자신이 없다.
그들이 참말 이해할 수 없을지언정 닫힌 가슴은 울림이 반응하는 법을 잊었다.
노력해서 이루어지는 수 많은 과제 중 이처럼 열리지 않을 것이 있을 줄.
나는 본디 착하지 않은 사람이어서 그런가?
나만 알 수 있을 이 트라우마를 어찌 해결하나?
간단하게 생각하면 이 세상 얼마나 쉬운데, 그 큰 일을 겪고도 이 옹졸함은 뭐란가?
하루에도 열 두 번씩 변하는 게 마음이라지만,
쉽지 않은 선택은 곧아도 너무 곧아서 차라리 부러지고 싶단다.
아무 일 없으니 여지껏 조용할테지.
먼저 알려고도 하지 않는 무심함은 현재의 나다.
출처 : 짧은사랑 ♡ 긴 이별글쓴이 : 김민자 원글보기메모 :'나의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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