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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크랩] 남자가 된들...
    나의 글 2013. 12. 14. 16:41

    억지소리 1.

     

    두 눈 딱 감고 엄마로 살기 위해 남자가 된들....

     

    큰 아이가 아빠 없이  살아내는 엄마를 향해,  알맞게 붙여도 될 이름, '남자'란다.

    "엄마는 애초부터 여자가 아니라 남자 성향이 짙었을 거야!

     감성도 제로, 분위기도 제로."

    - 그래, 이제부터 남자로 산들 어떻나!  일과 너희들, 그렇게 단순히 굴러갈 일상으로

       잡음 없이 사는 일이 그래서 가능한 것인데.

     

    은근히 엄마를 갈궈도 기분 좋게 "그래, 나는 남자다"  쿨한 대답을 주었다.

    원한다면야 무엇이라도 되어 주마.

    끊임없이 나의 아이들은 이렇게 엄마를 분석하길 멈추질 않는다.

      

    그것이 엄마를 향한 고마움의 표현인지,

    아니면 답답함의 표시인지,

    가끔씩 제 또래의 아이들처럼 감성에 이끌리지 않고 거두절미 이어가는 삶의 행진을

    감히 알 수 없는 20대의 나이에선 

    어른은 무조건 완벽한 완성품으로 되어 있어야만 하는 줄 안다.

     

    내가 지금 50대이니, 

    속속들이 지나쳐온 모든 순간을 그 세월만큼 옴팡지게 품고 있다가

    지들이 갑작스런 난관에 부닥쳤을 때,

    네이버 지식인처럼 술술 답을 주었으면, 감히 그것을 원한다.

    아바타를 하나 두면 모를까?

    어찌어찌 여기까지 온 나라고 온갖 것 다 겪었을라고....

    여전히 모르는 일 투성인데.

     

    아니라고 백번 말 하면 뭐하나? 

    나는 나, 자식이라도 너는 너 일뿐.

    애맨 말 억울해도 듣고 말아야지.

     

    좋으라고 변명하는 일이 더 힘들다.

     

     

    억지소리 2.

     

    내가 있는 동네의 소식이 빠삭한 야쿠르트 아주머니.

    우유를 사러 갔더니 머뭇머뭇 조심스레 꼭 물어보고 싶은게 있단다.

     

    "지난 여름에 남편이 죽은 집 있잖아. 그 여자 지금 난리 났어.

    40 중반인데,  남자를 사귀어서 돈도 꿔 주고, 완전히 미쳤어.

    조심해야 돼.  눈 깜박할 사이에 실수해서

    자식한테 면목 없는 일은 없어야겠더라고.....

     아무리 외로와도 지금 살아온 것처럼 사는게 깨끗해.  얼마나 좋아?

     한눈 팔아봤자,  별 것도 없어!"

     

    아주머니 혼자서 나와 상관없이 북치고 장구치고 다 했다.

    참,  여기 저기 감시자도 많다.

    그렇잖아도 남자라는데,  나에게 가당찮은 염려라니?

     

    푸하하 웃기도 가당찮아서 아예 껄껄 웃었다.

    "어디다 그런 비유를 나에게 하세요?"  속으로만 말했다.

    이 나이에 순진한척 하라면 믿을 것인가?  그저 미치도록 웃고 말 일이지.

    그토록 역겨운 비유를 고급스럽게 미화한들 무엇이 나오겠나.

     

    사람 나다니는 길목,  투명인간으로 살 수 없으니

    그들이 떠들어대는 말, 말,  말에

    두꺼운 뻔뻔함으로,  되받아치는 수 밖에.

    그저 나는 남자랍니다.

     

     

     

     

     

     

     

     

     

     

     

     

     

     

     

     

     

     

     

    출처 : 짧은사랑 ♡ 긴 이별
    글쓴이 : 김민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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