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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세상이 나를.....나의 글 2013. 12. 10. 17:52
어릴 적 살았던 동네엔 늘 사람이 있었지.
지금도 물론 사람은 많지만,
발자국 소리만 요란할 뿐 심장소리는 멀리 있어.
문 밖에 왁자하게 떠들던 아이들이
제각각 이유를 달고 자신의 집으로 떠나고 난 뒤의 고즈넉함,
이 순간의 기분이 딱 그것이어서 어쩜 좋으냐.
쓸쓸함이고, 외로움이고.....
훌쩍 건너 뛰어
어릴 적 그 어떤 날이 오래도록 자리 잡았다.
슬그머니 가다가 만 중간 세월을 주머니 속으로 꾹꾹 구겨 넣었다.
다시는 튀어나오지 못하도록 옷매무새 단정히 해 가며.
그 중 긴 세월일텐데,
아픔이 버무려진 마지막은 태풍에라도 휩쓸려 간듯 허허로움일 것을
행여나 튀어나올 조각 하나 온통 아픔이다.
매 순간 올려다 본 하늘이 오늘 다르고, 내일 다르고
왜 같지 않을까?
출렁이는 변화에 따른 마음 탓일테지.
아직 어둡기 전의 해를 보러 나갔다.
한가로이 바닷가도 아니지만 마음의 바다는 언제나 가능한 일.
서 있는 곳이 바다가 되었다.
오늘 석양은 어제 보다 빛이 화사하다.
시간 하나를 줄였더니....
바튼 걸음으로 시름 하나 거두어지면 참말 좋겠다.
쌩하니 이마에 닿는 찬 기운.
그럭저럭 괜찮을 때까지 이대로 서 있어도
상관없이 저무는 어둠 서러움은 그대로다.
"나도 몰랐다. 나한테 이런 면이 있는 줄, 왜 사람을 이렇게 후지게 만들어.
아름답게 살 수 있었는데..... 자애로운 엄마, 순종적인 며느리, 당신이 날 미치게 만들었어."
어제 본 드라마의 한 대목이 머릿 속에서 나갈 줄을 모르고 온 종일 독백을 주문한다.
나와는 성질이 다른 얘기로 당신이 날 미치게 한 것은 아니고,
세상이 날 미치게 만들었지.
나도 김지수처럼 포악 떨 상대가 그리 있었다면 좋겠다.
출처 : 짧은사랑 ♡ 긴 이별글쓴이 : 김민자 원글보기메모 :'나의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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