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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신발 도둑나의 글 2013. 11. 8. 10:47
"아! 엄마, 하숙집에서 신발 도둑 맞았어. 내 나이키 운동화."
일학기 때부터 시나브로 신발 도둑이 들어 조심한다고
안에 들여 놓았다가 이학기 되어서 내 놨는데 아뿔싸, 내놓기가 무섭게....
"하숙집 안에 있겠지? 벌써 여학생들 것만 10개째야.
범인, 아줌마한테 부탁해서 기어코 잡을 거야. 이번엔."
저녁 일곱시가 되어서 잠잠하던 전화기에 다시 카톡이 울렸다.
"엄마, 신발이랑 도둑 둘이랑 찾음"
- 어떻게?
"내가 하숙집 아줌마한테 올라가서 설득을 했지. 한두 번이 아니니 상습범이 분명하다.
꼭 잡아야 한다고, 거듭 설득을 해서 방문 하나씩 다 따보자 했어.
내 옆방 벨 눌렀는데 사람 없어서 아줌마가 열쇠로 방문 따고 들어갔지.
씽크대 서랍장 뒤졌는데 내 신발 나오고, 처음에 잃어버렸던 친구 것 나오고....
옆 방 사는 자매가 범인이었어."
- 왜 그랬을까?
"병이지 뭐. 어쨋든 멋지지. 나 영웅 됐어! 그런데 씁쓸하고 소름 돋아.
얘들이 얼굴 다 아는데 쪽팔려서 어케 살아. 그러니까 왜 남의 것에 손을 대. 어휴. 가엾고."
운동화가 여러 개 있었다면 저리 절박하게 찾아 다녔을까?
운동화를 훔쳐 숨겨 놓은 아이들은 들킬까 얼마나 조마조마 했을까?
맘대로 신고 다닐 수도 없고,
씩씩하게 자기 것을 찾아낸 내 아이보다
어쩔 줄 몰라 할 그 아이들이 눈에 밟힌다.
나이 들어가는 일은
한 쪽 마음만 살펴지는 것이 아니고, 다른 쪽 마음도 안쓰러워지는 일.
그런 것인가 보다.
출처 : 짧은사랑 ♡ 긴 이별글쓴이 : 김민자 원글보기메모 :'나의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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